言/오래묵을詩
그래도 저는
oldhabit
2008. 7. 12. 22:52
그래도 저는
- 이외수-
그래도 저는
촛불입니다
예전에는
심지를 태우는 아픔으로
온 방안을 환하게 밝힌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아무리 많은 심지를 태워도
이 세상의 어두움은
쉽게 물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전율감을 느낍니다
그래도 저는
촛불입니다
눈부시게 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