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사는이치知

책-옛집의 향기 나무

oldhabit 2008. 8. 2. 16:19

  옛집의 향기, 나무

                          -고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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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99년부터 지금까지 나무만 찾아다니며, 나무에 대한 글을 풀어내온 나무 컬럼니스트 고규홍의 세번째 책 『옛집의 향기, 나무』. 드라이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전작들과 달리 『옛집의 향기, 나무』은 저자의 육성을 기행문 형식으로 담아냈다. 고택, 향교, 서원 등 우리나라의 옛 건축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나무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총 210곳의 옛집을 돌아보고 그 중에서 엄선한 23곳의 나무들을 이 책에 수록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고규홍  
인천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2년 동안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다. 나무와의 삶을 시작한지는 십 년이 가까워온다. 매해 5만 킬로미터 정도 전국을 떠돌며 사람의 향기가 담긴 나무를 찾아다니고 있다. 경기도 화성 서신면의 물푸레나무를 찾아내, 2006년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하게 한 것은 그의 공로이다.


2000년부터 조인스닷컴, 미디어다음 등의 디지털 미디어, ‘이코노미스트’ ‘아이위클리’ 등의 매체에 나무칼럼을 쓰고 있으며, ‘노거수(老巨樹)’에 관한 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MBC, KBS, EBS와 교통방송, 불교방송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무 이야기 코너를 진행했다. 현재 충남 태안군의 천리포수목원의 법인 감사, 한림대와 인하대 겸임교수로 일한다. 저서로는 <이 땅의 큰 나무>, <절집 나무>,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가 있다.
홈페이지: 솔숲닷컴(http://solsup.com)
 

 
 
 
 
 목차/책속으로
 
  • 목차보기 
 

 
들어가는 글_옛집 앞에서 나무에 취하다
도동서원의 은행나무_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드러눕다
소쇄원의 소나무_최고最古의 정원에서 하늘을 우러르다
쌍계정의 푸조나무_단단한 근육질에서 뚝심이 솟구치다
청암정의 왕버들_바닥에 누워 울분으로 몸부림치다
면앙정의 굴참나무_늦여름 들녘의 농부처럼 당당하다
호연정의 은행나무_죽어서도 호방하다
물염정의 벚나무_시인묵객들의 음풍농월을 들으며 의젓해졌다
이병기 생가의 탱자나무_억센 가시로 날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다
송곡서원의 향나무_하늘 끝까지 향을 피워 올리다
고학규 가옥의 뽕나무_대대손손 이어진 정성이 기적을 만들다
추사 고택의 백송_못내 그리운 풍경
이삼 장군 고택의 은행나무_장군의 말을 지키다
예안향교의 무궁화_샘물에 얼굴 씻고 뒤돌아보다
윤증 고택의 배롱나무_화려한 붉은 꽃이 연못에 내리꽂히다
도암정의 느티나무_한여름에도 모기가 들지 않는 자연의 정자
소학당의 감나무_형제 많은 집안의 다섯째 동생
암서재의 소나무_바위 틈을 뚫고 꼿꼿이 서다
맹사성 고택의 은행나무_어진 사람의 향기에 취하다
삼강리 주막의 회화나무_이 땅의 마지막 주막을 지키는 ‘학자수’
필경사의 향나무_변함없이 푸르른 심훈의 상록수
학포당의 은행나무_세월의 상처를 끌어안고 홀로 서다
해미읍성의 회화나무_옹이마다 한 가득 수천의 비명을 담다
청량정사의 고사목_세상에서 가장 큰 악기 

 
 
  • 책속으로 
 

 
보통 회화나무는 다른 무엇보다도 일단 생김새가 멋지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은 채 뻗어나가는 가지는 거칠 것 없이 펼쳐나가는 학문의 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자수라는 별명이 더없이 어울리는 나무다.


그러나 해미읍성의 호야나무는 아름답거나 기품이 있는 나무가 아니다. 한눈에도 기괴하게 뒤틀려 보인다. 사람도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나무도 자기 삶의 흔적을 숨기지 못하는 것 같다. 인간 세상에 베푼 것이 얄궂게도 삶을 앗아가는 일이었던 탓인지 해미읍성의 호야나무는 외양부터 슬픔으로 가득하다.
(중략)
그러나 동헌 앞 느티나무는 이 세상 어떤 나무보다 더 화려한 영화와 부귀, 권세를 누린 듯하다. 줄기만 앙상하게 하늘로 솟구친 회화나무와 달리 이 느티나무는 무성한 가지를 사방으로 고르게 뻗친 기운찬 모습이다.
이 느티나무는 동헌을 드나들던 권세가들과 함께 살았다. 아침저녁으로 느티나무를 스쳐간 사람들의 삶은 모자람이 없었다.
(중략)
두 나무의 실제 간격은 몇 걸음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 나무 사이에 놓인 삶의 거리는 아득하다. 호야나무에 이르러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느티나무를 바라보았다. 그때 느티나무는 호야나무에 묶여 고통 받던 교인들을 어떻게 외면했을까. 아마 두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아야 했을 게다. 나무 자신이 원한 것도 아닌데, 이렇듯 두 그루의 나무는 엇갈린 운명 속에서 삶을 이어왔고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서 있다._해미읍성의 회화나무 중에서
--- 본문 중
 

 
 
 
 
 • 출판사 리뷰 
 
 
 
나무의 향기 찾아 백만 리
십 년 가까이 나무가 좋아 나무를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났던 한 남자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무 한 그루를 만나기 위해 어둠을 제치고 1,000킬로미터를 한숨에 달려가곤 했던 남자. 그가 바로 고규홍이다.
 

 


고규홍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나무만 찾아다녔고, 꾸준히 나무에 대한 글을 풀어내고 있다. 신문, 잡지를 비롯해 방송과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그의 글은 오로지 나무가 주제이다. 때문에 그의 이름 뒤에는 나무칼럼니스트라는 특별한 꼬리표가 따라붙게 됐다. 게다가 그는 노거수(老巨樹)라 일컫는 오래된 나무들만을 쫓는 특별한 취향이 있다. 그가 그동안 나무를 찾아 떠돈 길은 어림잡아 백만 리. 한해 평균 5만 킬로미터 가까이 나무를 찾아 떠돌아다니고 있다.

우리는 이미 그의 시선을 통해 우리 땅 곳곳에 숨어 있던 아름다운 나무들과 만났던 기억이 있다. 『이 땅의 큰 나무』(눌와),『‘절집 나무』(들녘),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사계절)가 바로 그가 우리에게 전해준 나무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선을 보이게 된 『옛집의 향기, 나무』는 드라이한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했던 전작들과는 궤를 달리 하고 있다. 고규홍의 육성을 담아 고택 앞에 서 있는 나무를 소개하는 기행문 형식의 이 작은 책은 나무에 취해 사는 그의 인생까지 오롯이 전하고 있다.
 
옛사람의 향기를 담은 스물세 그루의 노거수들을 소개하는 글들이 그의 독특한 나무살이와 어우러지면서 적지 않은 감동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옛집의 향기, 나무』는 그가 새롭게 구성해낸 옛집의 현장으로 우리를 끌고 간다. 장구한 세월의 흔적이 남은 나무의 삶과 나무를 ?i는 한 인간의 이야기는 나지막하고 잔잔하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감흥을 준다.

『옛집의 향기, 나무』는 고택, 향교, 서원 등 우리나라의 옛 건축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나무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그가 돌아본 우리나라의 옛집은 무려 210곳.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사람살이를 보여준 23곳의 나무들을 엄선했다.

호연정을 지은 장인은 주인의 반골기질을 정자 곳곳에 빈틈없이 구현했다.
정자의 기둥을 이룬 나무들만 봐도 그렇다. 기둥 가운데에는 둘레가 2미터를 넘는 굵은 거목이 있는가 하면, 그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가느다란 나무도 있다. 또한 대청의 윗부분인 창방을 떠받치는 나무는 일부러 심하게 휜 나무를 사용했다. 굳이 건축자재로 사용하기 어려운 나무들을 골라내 집을 지은 것처럼 보인다.
(중략)
굽이치듯 휜 나무를 그대로 목재로 사용한 예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충남 서산의 개심사 심검당에서 사용한 목재는 그 휘어짐과 비틀림이 신비에 가깝다고들 이야기한다. 호연정은 개심사 심검당과는 다르다. 개심사 심검당은 휘어진 나무를 바로잡지 않은 채로 똑바로 뉘었다. 그러나 호연정의 건축가는 휜 나무의 곡선을 정자의 서까래와 문틀에 그대로 이용했다. 신비로운 멋을 일부러 강조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얼마나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 한 듯하다. 그래서 더 도발적이다._호연정의 은행나무 중에서

가까이서 본 예안향교의 무궁화 ‘안동’의 꽃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로움을 느끼게 했다. 해묵은 굵은 둥치 위로 어렵사리 비집고 자라난 가지 사이사이로 조롱조롱 매달린 무궁화 꽃은 뭐랄까, 샘물에 얼굴 씻고 돌아보는 어린 선녀 같은 모습이었다. 봄부터 그리워하던 ‘안동’의 꽃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그 꽃은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연주될 때 보던 그 꽃도 아니다. 전혀 다른 꽃이었다. ‘안동’의 꽃을 보고 무궁화라고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예안향교의 무궁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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