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잠자리가 13층에 날아왔어요.
난 아버지가 오신 건지도 모른단 생각으로 슬펐어요.
아버지는 우리가 잠자리를 잡으러 뛰어다닐 때마다
어쩌면 저 잠자리들 중에 너희 할아버지가 계신지도 모른다고 하셨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잠자리는 익충이니까 함부로 잡지 말라는 가르치심이었던 거죠.
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잠자리를 잡을 때마다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곤 했었어요.
난 어른이 되어서도 잠자리만 보면 아버지를 생각하곤 해요.
그렇게, 잠자리처럼이라도 아버지가 내 곁에 있어줬으면 참 좋겠어요.
아버지가 곁에 계신다면...
난 가끔은 아버지 곁으로 가서 오늘 내가 겪은 얘기들을 해드리고 싶어요.
이곳 창에서 만난 친구 얘기도 더러 해드리고
무엇 보다도 사랑한다는 말이 앞서겠지만...
아버지...
사랑해요.
많이...
-集-
20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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