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재들꽃방에서
1)실솔(蟋蟀)과 청렬(淸冽)
귀뚜라미를 말하는 한자어이다.
귀뚜라미는 7월에는 들녘에서 울고, 8월에는 마당에서 울고,
9월에는 마루 밑에서 울고, 10월엔 방에서 운다’는 말이 있다.
주변온도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울음소리는 모두 종족번식을 위한 것인데,
자기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는 매미와 귀뚜라미 같은
대부분의 곤충들은 기온의 변화에 따라서 우는 횟수가 다르다고 한다.
실제로 매미와 귀뚜라미가 일 분 동안 우는 횟수를 S라고 하고,
화씨온도를 F라고 하면 S=4F-160이라는 공식도 있다.
그렇다면 초가을 문틈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미의 울음 횟수가
일 분에 100번이라면 기온은 얼마나 될까 계산해보면 약 18℃가 되고
이것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가을저녁의 날씨이다.
짝짓기를 위하여 고작 7에서 8주를 사는 귀뚜라미.
이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바로 가을에 많이 울리기 때문에
가을을 상징하는 곤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2) 귀뚜라미는 어떻게 울음소리를 내는가?
귀뚜라미무리는 대개 위에서 봐서 오른쪽 날개가 왼날개를 덮고 있다.
소리를 낼 때는 오른쪽 앞날개 안쪽에 꺼칠꺼칠한 줄로,
왼쪽 앞날개 바깥쪽에는 마찰 조각에 비비면서 마치 바이올린을 연주하듯이 소리를 낸다.
그런데 귀뚜라미들은 단지 수컷만이 연주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귀뚜라미의 수컷이 소리를 내는 까닭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또르륵 또르르륵하며 계속 내는 소리는 수컷끼리 너무 가깝게 있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데 사용한다. 즉 각각 수컷끼리의 자신의 텃세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쓴다.
둘째는 암컷을 부르는 연주가 있는데 이는 앞의 소리보다 훨씬 부드럽게 들린다.
즉 짝짓기를 위한 암컷을 부르는 소리이다.
셋째는 수컷끼리 싸우며 내는 것으로 소리가 매우 강하다.
이 때는 수컷끼리 큰 소리로 울면서 서로 상대방을 밀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