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를 그리며
-법현-
언제
우리가 만나
슬ㅋ.장 지내 본 적이 있었던가요?
언제
우리가 서로
원없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었던가요?
........
그저
속타는 마음을 이내 식혀줄 거라는
자그마한 착각 속에서
몇마디 이야기 나눌 틈도 없이
잎 만날 겨를 없는 상상화꽃잎처럼
그렇게 헤어지면서....
그래도
별똥별이 나타나다가 스러지듯이
잠시 잠간 동안만이라도
얼굴에 나타나는 희미한 빛만큼의
짧은 즐거움으로 사는
그대를 그리는 나입니다.
*달개비, 우리나라 일본 대만 시베리아 북미주에 이르기까지 들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여름꽃이다.
닭장 주변에 피어나다고 해서 닭의 장풀이라고도 한다.
닭의 밑씻개, 오리나 닭이 쪼아 먹는다고 해서 압식초라고도 불린다.
또 길가에 이슬처럼 피어난다고 로초, 한약재로 압척초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달개비는 기호 지방의 토속어이다.
흡사 대나무 같은 줄기에 부드러운 이파리를 달고 닭의 벼슬처럼 생긴 꽃잎이 두 장,
그 밑에 반투명의 희끄무레한 이파리마저도 꽃잎이라는 신비를 지녔다.
당나라의 토속 시인 두보도 좋아해서 방안에 기른 이래 선비들의 완상식물로 사랑받아 왔다.
벼 비슷한 식물인 바댕이, 억새, 갈대와 함께 수반에 놓아 기르기 좋아했던 것이다.
버들피리 부는 계절이 지나갔지만 입이 근즐근질하게 악상이 떠오르면 달개비 연한 이파리를 잘 긁어내고
알맞게 잘라서 입술에 살짝 물고 풀피리를 불었던 기억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다정한 꽃이다.
당뇨, 다래끼, 땀띠 ,태독, 치질등의 어려운 병에 삶아 먹거나 찧어서 붙이면 효과가 있다.
차로도 다려 마실 수 있는 유익한 풀인데, 아쉽게도 꽃잎의 생명력이 길지 못해서 하루만에 져버린다.
그래서 꽃말고 '짧은 즐거움'이란다.
즐거움은 즐거움인데 짧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아쉽다.
아쉬운 즐거움.
차마 즐기기 마저 두려운 즐거움이라는 꽃말에 가슴이 저며 온다.
-하략-
책 '부르나의 노래. 법현저.운주사.2008.를 읽고.
*부루나 - 부처인 고다마 싯트르타의 십대제자 中 한 사람으로 설법제일이라 칭해진다한다.
또 부처를 따라 대중교화에 힘써 수 많은 사람을 깨달음으로 인도하였다 한다.
2008.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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