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오래묵을詩

부치지 않은 편지

oldhabit 2010. 4. 17. 17:53

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릅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람이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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