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시(輓 詩)
글-기선민-
죽은 이를 애도하며 쓴 시를 '輓詩'라고 한다.
망자를 묻은 생자의 애가(哀歌)다.
만시 중 으뜸은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짓는 '곡자시(哭子詩)가' 아닐까 싶다.
영조 때 중인 '김상채'는 일곱 살 아들을 홍역으로 잃고 이렇게 울었다.
"너는 내가 죽어도 곡하지 못할텐데,
내가 어찌 네가 간다고 통곡해야 하느냐,
부자간 골육이 떨어져 나가는 마당에"
이듬해 아들 생일날 그는 다시 울었다.
"지난해 바로 오늘 널 데리고 놀았는데,
오래 그 오늘은 아득히 흔적 조차 없구나."
(전송열의 옛사람들의 눈물中 )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늬는 산 새처럼 날아갔구나!"
어린 자식을 폐렴으로 잃고 나서 쓴 정지용 시인의 "유리창"은 너무 유명하다.
모더니즘 시인 김광균의 "은수저"도 그가 자식을 먼저 보내고 쓴시
"산이 저문다. 노을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은수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뜻이다.
자식이 늘 앉았던 곳에 그런 은수저만 남았으니,어찌 눈물 고이지 않을 수 있으랴.
자식 잃은 슬픔은 처참하다. 공자의 제자 자하(자하)는 자식을 잃고 너무 슬픈
나머지 눈이 멀어버렸다. '상명지척(傷明之戚)이란 말이 생긴유래다.펌
'輓詩의 유래를 돌아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