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슬기로운門

벼루

oldhabit 2010. 4. 8. 17:36

벼루는 동양의 독특한 문화인 서예에 필요한 도구중 하나로 이를 문방사우 또는 문방사보(지. 필. 묵. 연)로 불려 지며, 그 중 벼루는 먹을 갈아 먹물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벼루는 단순한 기능을 떠나 벼루의 여백에 조각을 하기때문에 문양을 통해서 그 시대의 생활철학과 정서를 살필 수 있고, 벼루 원석까지 부족함이 없다면 소장의 가치마저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전통문화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는 가야시대의 원형벼루와 백제시대의 세발달린 원형 벼루가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철기문화가 한창일 때이므로 대략 2천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대가 새겨진 벼루로서는 서기 865년(신라 경문황5년)에 제작된 통일신라 벼루가 최근에 발견되었습니다. .
벼루는 석재뿐만 아니라 흙, 나무, 철기 등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어 사용되어 졌으나 석재가 가장 우수한 벼루의 기능 가지고 있으며 흙을 이용한 벼루도(벼루원석과 동일한 성능을 갖춘다면) 개선,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벼루는 전국에 걸쳐 30여 곳에서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강원도 정선, 충북 단양, 진천, 층남 보령,전북 장수 등이 있습니다.


벼루는 경우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제작방법으로 분류해 보면 기와형태로 만든 와연(瓦硯), 흙을 구워서 만든 도연(陶硯), 돌을 이용해 만든 석연(石硯)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그중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벼루만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산지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는데 중국 단계에서 생산된 단계연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벼루문양을 주제로 하여 구분됩니다. 해와 달을 표현하면 일월연, 거북을 표현하면 신구연, 소나무와 학은 송학연, 소나무-대나무-매화를 동시에 표현하면 삼우연등으로 불려 집니다.


사용상의 좋은 벼루는 우선 물과 함께 먹을 갈아야 되는 것이므로 먹이 곱고 부드럽게 갈려서 찌꺼기가 생기지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장시간 소요되면 글을 쓸 수 가 없으므로 대략 30분 정도 갈아서 2-3시간 습작 할 수 있는 량이 나와야 합니다. 먹물이 잘 갈렸으면 벼루 자체에 먹물을 보관하더라도 여름 같은 경우는 6-7일 정도, 겨울 같으면 거의 무한정으로 먹물이 썩지 않고 보관되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은 석질에 따라 좌우되는데 조직의 밀도가 높아 곱게 갈려야 하고 경도가 높아 봉망이 무너지지않아야 하며 강도가 있어 쉽게 깨어지지 않아야 하고 이를 다 갖추어야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유명한 벼루의 석질로는 중국의 단계연, 흡주연, 평양의 위원석, 황해도의 해주석, 충남의 백운상석등이 있는데 이름이 있는 곳의 벼루라 해도 이러한 조건을 갖춘 것은 광맥중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고 일반적으로 선택하기도 어렵습니다


벼루를 구입할때 본인에게 꼭 맞는 벼루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선택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일주일 이상을 계속 갈아보아 제반조건을 만족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없는 벼루이나 그렇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일반적으로는 어렵고, 제작자를 직접 만나 검증된 벼루를 구입할 수 있겠으나 상술에 따라 이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올바른 벼루선택방법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돌 뚜껑과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어 맑은 소리가(거의 쇳소리)나야 경도와 밀도가 높은 것입니다.

둘째. 밀도가 높은 것은 입김으로 불거나 손바닥을 대어보면 곧바로 습기가생겨 겨울철 추울 때는 입김만으로 편지를 쓸 수 있는 정도의 조건이 되어야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셋째. 경도와 밀도가 높다 하더라도 취성이 강해 쉽게 깨어진다면 취급이 어려워지므로 부딪치는 정도를통해 강성을 느껴야 합니다.

넷째. 경도, 밀도 및 강성 을 느끼었지만 이 조건을 만족 한다 하더 라도 너무 지나치어 미끌려서 먹이 갈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주일 정도 갈아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는 구입상 애로점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코팅되어 있지 않은 벼루바닥을 손바닥으로 문질러보아 작은 밀입자의 날카로움을 어느 정도 인지 할 수 있어야 하나 전문가가 아닌 경우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벼루를 구입하여 사용시의 관리방법에는 (좋은 조건의 벼루라면 특별히 관리할 까다로운 조건은 없습니다.)일반적으로 사용을 다 하고 나면 깨끗히 닦아 준다는 것 뿐입니다.
습작한 화선지로 깨끗이 닦아 두어도 다음에 사용하기에는 무리는 없으나 벼루를 늘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것은 벼루의 작용보다는 서예에서 추구하는 정신적인 가치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임의로 벼루바닥을 사포로 연마함에 있어서는 사포#100으로 마무리를 했다면 무른 먹은아주 잘 갈리어질 것이고 일반적인 용도의 먹이면 적당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고도의 작품을 쓰고자하는 경우는 사포#220이나 #320으로 연마된 것을 사용하여 쓰면 훨씬 우수한 먹물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벼루는 대,중,소로 3가지 정도면 평생 충분하다고 보아집니다.
집이나 서실에서 먹물을 충분히 사용할수 있을정도의 크기가 "대"이고, 간단하게 편지나 필사의 먹물만을 허락하는 크기가 "소"입니다.
그리고 휘호등 이동과 보관이 용이한 크기가 "중"입니다.
이 대,중,소는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므로 선택자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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