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漢文書禮

相思夢

oldhabit 2010. 9. 1. 09:58

황진이의 삼사몽(삼도헌의 한시산책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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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원 미인도


          님 그리는 꿈(相思夢)


      - 黃眞伊  황진이 -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기룬 님 만날 길은 꿈길 밖에 없어

        儂訪歡時歡訪儂 (농방환시환방농)    내 찾아 떠난 길로 님이 다시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 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한날한시 그 길에서 다시 만나지이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인간이 지닌 원초적 감정 가운데 하나가 그리움이다.

누구를 기다린다는 마음, 누구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시인묵객들이 읊조렸던 단골메뉴이다.

어쩌면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기에 타인을 그리워하고

아름다운 어울림을 추구하는지도 모른다. 한편의 시를 들여다 보면,

시적화자가 ‘돌려말하기’를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내면세계를 은근히 탐색할 수 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고 노래한 류시화 시인의 시가 직접적이라면,

조선시대 여류시인을 대표했던 황진이의 옥구는

구구절절 사무친 그리움이 간접적으로 진하게 묻어난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래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구비구비 펴리라” 황진이의 이 시를 읽어나가노라면,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밤을 기다리는 그녀의 절절한 그리움을 절묘하게 풀어낸 

몇 줄의 시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위에 소개한 시 상사몽을  김안서는 아래와 같이 번역하여

작가의  깊은  생각들을 잘 퍼올린다.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임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꿈길따라 그임을 만나러 가니

길 떠났네 그임은 나를 찾으려

밤마다 어긋나는 꿈일양이면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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