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젖지않을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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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bit 2012. 3. 3. 14:54

고슴도치 코는 부드럽다

 

 

고슴도치는 가시가 많다. 생쥐는 수염이 길고 심장이 콩알만하다. 그래서 가슴이 늘 콩콩 뛴다.

고슴도치는 가시가 많으므로 불편하다. 하지만 상처 입는 것보다 상처 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고슴도치는 너무나 무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뱀과 싸우다가 물려 죽으려다 살아났거나, 짓궂은 고양이를 만나 괴롭힘을 당했거나.

그런 경험 때문인지 고슴도치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가시가 돋치는 병이 생겼다.

생쥐는 고슴도치의 예민함을 근심한다.

고슴도치가 살이 찐 이유는 예민함과 우울 때문일지 모른다.

예를 들어 밥을 같이 먹다가 맛이 짜면 고슴도치는 퇘! 뱉으며 이내 까만 가시가 포록 일어난다.

덕분에 옆에 앉아 밥을 먹는 생쥐는 상처가 많아졌다.

생쥐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고슴도치를 떠나야 할까 하지만 그러면 고슴도치는 얼마나 외로울까?

고슴도치가 먹기 싫어하는 도토리 같은 건 내가 먹을 수 있잖아?

그래 고슴도치도 부드러운 게 있어. 고슴도치의 코는 언제나 부드러워!'

생쥐는 빙그레 웃었다.

           사랑산-멩이님의 생활글-펌

 

 

 

노을 : 유난히 흰구름이 많은 봄날, 옥상에 잘게 자른 칡을 말리며...안밖으로 몰리는 심사를 저울질하다
멩이님의 글에 요즈음 나 사는 모습을 짙게 봅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을 잘 돌리며, 그래도 잘만하면 살만한 것이 인생이란 ..맘을 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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