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의 노래
-김문억-
키 크기가 싫어서 난
땅에 붙어 살고 있다
꺾어지기 싫어서 난
키 크기를 포기했다
그 누가 나를 밟기 전에 미리
내가 나를 밟고 산다
처음부터 땅을 믿고
온몸으로 붙잡았다
올려다 보는 것은
해 하나면 족하다
하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길 섶에서 살고 있다.
들려오는 소리를 찾아
혹은, 손을 잡는 바람에 이끌려서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고
마음 켕기는 것은
펼쳐진 내 하늘이 너무
따뜻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