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림
-손택수-
딴은 꽃가루 날리고 꽃봉오리 터지는 날
물고기들이라고 뭍으로
꽃놀이 오지 말란 법 없겠지
남해는 나무그늘로 물고기를 낚는다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짙은 그늘 물 위에 드리우고
그물을 끌어당기듯, 바다로 흰 우듬지에 잔뜩 힘을 주면
푸조나무 이팝나무 꽃이 때맞춰 떨어져내린다
꽃냄새에 취한 물고기들 영영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말채나무 박쥐나무 꽃도 덩달아 떨어져내린다
목木그늘로 너희들 목에 내린 그늘이라도 풀어라
남해 삼동 촘촘한 그늘 가득 퍼득대는 물고기를
잎잎이 어깨에 메고 우뚝 선 어부림
꽃향기는 수평선 너머로도 가고 심해로도 가서
낚싯바늘처럼 단숨에 아가미를 꿰뚫는다
꽃가루 날리고 꽃봉오리 터지고 청미래 댕댕이 철썩 철썩
파도소리를 흉내내며 뒤척이는 숲,
날이 저물면 남해는 나무들도 집어등을 켜 든다
*어부림 - <명사>魚付林 : 물고기 떼를 끌어 들이기 위하여, 간만의 차가 적은
바닷가, 호숫가,틈지.
물건방조 어부림은 천연기념물 150호(1962.12.03 지정)로 총 면적 23,438㎡의 어부림입니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해안을 따라 펼쳐진 길이 약 1,500m, 폭 30m의 숲으로
약 300년 전에 마을 사람들이 심어놓은 것으로,
물건방조어부림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로는
높이 10∼15m인 팽나무·푸조나무·참느릅나무·말채나무·상수리나무·느티나무·이팝나무·무환자나무 등의
낙엽활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강한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숲이며,
물고기가 살기에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 물고기 떼를 유인하는 어부림의 구실도 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숲이 파괴되면 동네가 피해를 입는 사실을 알고 숲의 보호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이 숲은 우리 선조들이 자연을 이용한 지혜를 알 수 있는 자료로서 문화적 가치가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지식인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