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주택가에 한옥이 한 채 있다.
골목에는 양옥집들이 빼곡한데 그래서 유독 눈에 띈다.
'최순우 옛집'
故최순우 선생(1916~1984)은 전 국립박물관장이며 미술사학자로서
한국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과 뛰어난 안목으로 그 아름다움을 찾고 보존하는 데
일생을 바쳤던 분이다.
최순우옛집은 최순우 선생이 돌아가실 때까지 지내셨던 고택으로
성북동의 집들이 양옥화 되는 추세에 따라 허물게 될 위기에 처했으나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회원들의 모금으로 매입 복원되었다.
내셔널트러서트는 시민들의 자바적인 기중, 기부, 임대 및 모금을 통하여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 및 문화유산을 확보한 후
이를 시민주도 하에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최순우옛집은 대표적 명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등을 집필한 곳으로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시민문화유산 제 1호 이다.
성북동 양옥 주택가 골목 초입에 들어서면 한옥이 한 채 보인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왼편엔 안내소가 오른편엔 서고로 쓰이던 건물이, 맞은편에 'ㄴ'자형 바깥채가
보인다.
뒷편엔 'ㄱ'자형 안채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고택의 구조는 트인 'ㅁ'자형 형태의 한옥이라고 한다.
대문 바로 옆 안내소 겸 사무실
이 곳에 자원봉사들이 있어서 원하면 고택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 방울은 최순우 선생이 스위스 여행 중 소 목에 달린 것을 구입하신 것이라고 한다.
발판 깔린 곳은 현재 화장실~
마당에 우물....
왼편 건물은 선생 생전에 서고로 쓰이던 곳이다.
바깥채의 전경
'杜門卽是深山'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데
'문을 닫으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으로 선생이 직접 지은 글귀라고 한다.
한옥의 구조 중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툇마루다.
햇볕이 따땃하게 비치는 바깥채의 툇마루에 앉아 있어도 좋고....
뒷채의 그늘진 툇마루에 앉아 있어도 좋고....
가만 앉아 있다보면 눕고 싶고 눕고 있다보면 잠이 솔 솔~ 온다....
'梅心舍' 추사 김정희의 글자체를 따서 만든 ' 매화의 마음을 가진 집'이란 뜻의 현판
바깥채 물확
뒷편에는 ㄱ자형의 안채(사랑방)이 있는데 최순우 선생이 주로 기거한 곳이라고 한다.
안채에 '午睡堂'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당신 스스로 오수노인이라 자칭하며 이 곳에서 낮잠을 주무셨다고 한다.
안채 실내
평상시에 실내에 들어가서 관람도 하고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이번주말부터 이 곳에 전시회가 있어서 잠시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선생이 전구를 다리미선으로 직접 연결하여 사용하셨다고 한다.
선생의 소박했던 모습을 엿볼수 있다.
고요하고 한적한 뒷채의 풍경에 마음도 편안해진다.
안채 앞에 있는 자그마한 정원
정원에 있는 조각상이나 장식품들은 거의 기증 받은 것들이라고 한다.
담장 안을 담쟁이들이 빼곡히 덮고 있다.
정원 한 켠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삼청동에 나들이 왔다가 이 곳에 잠시 들러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정원에 열린 탐스러운 모과
요즘 점점 한옥이 좋아진다.
나이 먹어간다는 증거인가?!
한결 차분해진 마음을 가지고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간다....
이국적인 건물을 봤을 땐 와~하는 감탄사와 여기저기 보느라 눈과 마음이 바쁜데
한옥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진다.
둘러보는 자세부터가 달라지는데 찬찬히 음미하면서 봐야한다.
성북동엔 고택들도 많고 산책하기 좋은 거리도 많다.
성북동에 들르면 최순우옛집도 들러주는 센스~~
잠시라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시민문화운동 제 1호로 지정되어 양옥이 즐비한 곳에서 한옥의 명맥을 이어가는 이 곳.....
지속적인 관심으로 허물리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최순우옛집은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다.
"첫 눈에 눈을 사로잡는 화려함이나 눈을 부릅뜨고 들여다봐야 하는 근시안적인 신경질이 없으며,
거칠고 성글어 보여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보면시원하고 대범하면서 담담하고 조촐하다."
최순우 < 나는 내것이 아름답다 >
▶ 관람안내 - 4월 ~11월 / 화 ~ 토 / 오전 10시 ~오 후 4시
※ 관람요일 중에는 공휴일도 개관 (동절기 휴관 12월 ~ 3월
▶ 가는길 -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 버스 1111번, 2112번, 마을버스 03번을 타고 홍익중고교에서 하차한 후 길 맞으편 등촌칼국수와 세탁소 사이 골목안으로 20m 들어가면 된다. ▶ 관람안내 - 4월 ~11월 / 화 ~ 토 / 오전 10시 ~오 후 4시 ※ 관람요일 중에는 공휴일도 개관 (동절기 휴관 12월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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