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오래묵을詩

선운사 동백꽃

oldhabit 2009. 9. 23. 21:15

 

  -di-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말자 
다시는 울지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innocence    -Giovanni Marradi 연주-

 

 

            

왜 말을 하지 않았니?
왜 그러니?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이젠  늦었겠지!
억지로 참던 눈물이 흘러 흘러 흘러
너의 마지막 모습도 흐릿하게만 보여,
날 사랑한다 했는데,
날 아껴준다 했는데,
다신 안 볼 것처럼 거짓말처럼 떠나는 네가 미워....
나 웃어주고 싶은데,
나 보내주고 싶은데,
사랑한다고,
가지 말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날 안아줘.

가슴에 차던 기억이 흘러 흘러 흘러
모두 사라진 그때는 널 잊을까 두려워.
 
날 사랑한다 했는데,
날 아껴준다 했는데,
다신 안 볼 것처럼 거짓말처럼 떠나는 네가 미워....
나 웃어주고 싶은데,
나 보내주고 싶은데,
사랑한다고,
가지 말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날 안아줘.

너 바라는 이별은 아직 난 해줄 수 없나봐,
니가 원하면 뭐든지 했던 나지만,
날 사랑하긴 했는지? 
날 아껴주긴 했는지?
자꾸 너의 마음을 의심을 하는 이 못난 내가 싫어,

이 세상 누구보다 더 눈물이 많은 나라서
이 길에 서서
너를 부르며 울먹이는 내 곁으로 돌아와줘.
 

' > 오래묵을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부러진다는 것  (0) 2009.11.04
일 잘 하는 사내  (0) 2009.10.18
12월의 시  (0) 2009.09.16
  (0) 2009.06.13
유월의 시  (0) 2009.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