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시
-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마을마저 덮어 버린다
거기엔 아직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 어둠의 딸인 새벽과 그것의 젊은 어머니인 아침이,
거기엔 아직 눈매 날카로운 한때의 바람도 있으리라
얼음 서걱이는 가슴 깊이 감춰둔 깃폭을수없이 펼치고 있는 바람의 형제를 떠날 때를 기다려
달빛 푸른 옷을 갈아 입으며 맨몸을 부딪고 그대의 두 손을 펴라 싸움은 꿑났으니
이제 그대의 핏발선 눈 어둠에 누워 보이지 않으니
흐르는 강물소리로 어둠의 노래로 그대의 귀를 적시라
마지막 촛불을 켜듯 잔별 서넛 밝히며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그림자르 거두며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