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가슴가득星

oldhabit 2010. 7. 14. 10:58

    꽃

 

          -백무산-

 

 

내 손길이 닿기 전에

꽃대가 흔들리고 잎을 피운다

그것이 원통하다

 

내 입김도 없이 사방으로 이슬을 부르고

향기를 피워내는구나

그것이 분하다

 

아무래도 억울한 것은

네 남은 꽃송이 다 피워내도록

들려줄 노래하나 내게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 가슴을 치는 것은

 

너와 나란히 꽃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내 손길마다 네가 시든다는 것이다

 

나는 위험한 물건이다

돌이나 치워주고

햇살이나 틔워주마

 

사랑하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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