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오세영-
산다는 것은 스스로
울 즐 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나 탯줄을 목에 감고 우는 아기,
빈 나무 끝에 홀로 앉아 먼 하늘을 향해 우짖는 새,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같이 모두 울고,
또 울린다.
삶의 순간은 항상 만나고 헤어짐의 연속임으로....
바람이 우는 것이냐, 전깃줄이 우는 것이냐,
오늘도 나는 빈 들녘에 홀로 서서
겨울바람에 울고 있는 전신주를 보았다.
그들은 절실한 것이다.
물건도 자신의 운명이 줄에 걸릴 때는 울 줄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