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감의 말뚝론
-이대흠-
생땅은 말이여 말하자면 처녀진디
그라고 쾅쾅 친다고 박히는 것이 아니여
힘대로 망치질하다간 되레 땅이 썽질 내부러
박혀도 금방 흐물흐물해져불제
박은 듯 안 박은 듯 망치를 살살 다뤄사제
실실 문지르대끼 땅을 달래감서 박어서
땅이 몸을 내주제
그라다 인자 조깐 들어갔다 싶으면
그때부텀 기운대로 치는 거여 아먼
그라고 박힌 말뚝이라사 썩을 때까장 안 뽑히제
그래사 말뚝이제
-시집'귀가 서럽다' (창비시선 311.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