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38년 된 은진감리교회의 십자가)
아름다운 기도
나는 지금 나의 아픔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깊은 허무에 빠져 기도합니다.
그러나 허무 옆에 바로 당신의 계심을 알게 하소서
나는 지금 연약한 눈물을 뿌리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우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죄와 허물로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또다시 죄와 허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도 늘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행한 모든 영혼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용서받기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굳셈과 용기를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더욱 바르게 행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 도종환 시인의 詩 <아홉 가지 기도>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봄이 왔다가 소리없이 가고 있네요.
이 세상 사는 동안,
자기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서로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살다가 가는 것이잖아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하면서도...
그러면서도... 늘상...
죄와 아픔으로
절망과 허물로 인해
허덕이는 삶입니다.
그러나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할 수 있는 당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할 수 있는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마지막 기도까지도
당신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당신은,
나의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