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젖지않을江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oldhabit 2008. 5. 24. 11:21

*그이가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을 보았다

바람은 여느 때처럼 부드럽고

길은 여느 때처럼 고요한데

그이가 가는 것을 보았다

이 불쌍한 눈이여

 

꽃밭을 지나가며

그이는 그 사람을 사랑하였다

산사꽃이 피었다

노래가 지나간다

꽃밭을 지나가며

그이는 그 사람을 사랑하였다

 

해안에서

그이는 그 사람에게 입을 맞추었다

레몬의 달이

물결 사이에서 미소지었다

바다는 내 피로 붉게 물드는 일 없이

 

그이는 영원히 그 사람 곁에 있다

감미로운 하늘이 있다

그이는 영원히 그 사람 곁에 있다

 

 

              '발라드' 가브리엘 미스트랄

 

 

*마야코프스키가 마지막 썼을 '이별의 시'

 

사람들이 말하듯

사건은 끝났다

사랑의 범선들은

인생에서 좌초했다

인생에 아무 책임도 묻지 말자

하나 하나 헤아리기엔 너무도 많이

고뇌와 고통 존재의 괴로움

안녕

 

 

*나는 생각한다 키스와 침대

빵을 나누는 사랑을

 

영원한 것이기도 하고

덧없는 것이기도 한 사랑을

 

다시금 사랑하기 위하여

자유를 원하는 사랑을

찾아드는 멋진 사랑을

떠나가는 멋진 사랑을

 

             '나는 생각한다' 파블로 네르디

 

*외로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비엔나에서 온 까시다들' 입둘 와합 알비야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中

 

                                                       -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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