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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연꽃
(아 2:1 마르빈 포프) "나는 평원의 크로커스꽃이요, 골짜기의 연꽃이랍니다."
예수께서 '들의 백합화'라고 언급하여 잘 알려진 '백합'은 이스라엘에는 자라지 않는다. 백합(lily)의 히브리어 슈샨(shushan, 왕상 7:19), 쇼샨나(shoshannah, 왕하 4:5; 아 2:1; 호 14:5; 복수 아 2:16; 4:5; 5:13; 6:2 f; 7:2; 집회서 39:14; 50:8; 헬라어 krinon 마 6:28; 눅 12:27)은 이집트어 소샨(s-sh-n)에서 온 말로서 '물백합'(water-lily, lotus, Nymphaea lotus)를 뜻한다. 성전의 회랑 기둥 꼭대기나 기둥꼭대기(왕상 7:19, 22) '주물로 만든 바다'의 가장자리를 이 꽃 형상으로 만들었다(왕상 7:26)
아 2:1에 보면 이 꽃은 계곡에 자란다(아 4:5). 붉은 색이며(아 5:13), 강가에서 자란다(집회서 39:14과 50:8). 예수께서 언급한 '들의 백합화'는 수선화, 아네모네, 히아신스 등일 것이다. 후기 유대문학에서 백합은 자주 상징적으로 쓰였고, 연꽃이 새겨진 유대의 동전들이 많이 출토되었다(E. W. G. Masterman, International Standard Bible Encyclopaedia).
Egyptian Lotus-Blue Water Lily
마빈 포프는 743쪽에 이르는 방대한 아가서 주석에서 '이 꽃'(쇼샨)을 연꽃으로 번역했다(Marvin Pope, Song of Songs, 1983). 연꽃에 대한 신화와 연꽃 장식이 팔레스타인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고, 요르단 계곡에 자라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백합은 팔레스타인에서 자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연꽃의 특성을 살펴보고 새롭게 다짐해 보면 좋을 것이다.
1. 이제염오(離諸染汚) -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시궁창같은 세상에 뿌리 내려 자양분 삼아 고고하게 자세로 자라자.
2. 불여악구(不與惡俱) -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고 흘러보낸다.
잎에 먼지를 빗방울이 쓸어 내리듯, 작은 오점도 훌훌 털어 버리자.
3. 계향충만(戒香充滿) -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가득하다.
추악한 인간 냄새 내는 대신, 말씀대로 살아서 사랑 향기를 발하자.
4. 본체청정(本體淸淨) - 어디서나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더러운 진흙탕에 뿌리를 내려도 스스로 정화시키는 능력을 가지자.
5. 면상희이(面相喜怡) - 바라만 봐도 마음이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
무례함 대신에 친절과 상냥함으로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변화시키자.
6. 유연불섭(柔軟不澁) - 유연하여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다.
태풍에 부러지는 떡갈나무 대신 갈대처럼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하자.
7. 견자개길(見者皆吉) - 꿈에 보여도 좋은 일이 생긴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잘되게 하자.
8. 개부구족(開敷具足) - 꽃이 피면 필히 열매를 맺는다. 모두 유용하다.
이타적 사랑으로 심고 희생으로 심어 아름다운 열매를 맺도록 하자.
9. 성숙청정(成熟淸淨) - 활짝 피었을 때 맑고 깨끗함이 잘 드러난다.
날마다 어떤 일에서나 조금씩 더 나아지니 마침내 온전케 되리라.
10. 생기유상(生已有想) - 연꽃은 날 때부터 그 기품이 남다르다.
사방에 둘러싸여 눌리고 억울해도 질그릇 속에 보배를 지니고 살자.
연꽃 장식
'연꽃'하면 우리는 불교문화를 떠올린다. 경주 보문동에 가면 진평왕릉 앞에서 천년을 지켜온 연화문 당간지주를 볼 수 있다. 그 돌기둥에는 연꽃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학설에 따르면, 대체로 연화문의 기원은 동양에 두고 있으나 장식 문양으로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의 로터스(lotus) 장식법에서 왔으며 태양숭배사상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고대 이집트의 제4왕조 카프레(Knafre, 서기전 2900∼2750)의 조각상에 통일 이집트의 상징인 파피루스와 연꽃이 새겨진 왕좌가 있음을 볼 때, 이집트에서는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에 이미 국가의 상징으로 쓰였다. 연꽃장식은 수많은 벽화와 돌기둥에서 발견된다.
이런 돌기둥과 벽화에 연꽃장식이 사용된 것은 이집트에서부터 팔레스타인과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걸린 고대근동의 '비옥한 초생달 지역'에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현상이다. 팔레스타인의 므깃도와 벳산 발굴에서도 출토되었고,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궁전에서도 출토되었다. 솔로몬의 성전 기둥과 주물 바다의 장식에도 사용되었다.
연꽃 장식 현상은 페르샤 제국에도 그대로 전달되어, 이란 고대 페르시아제국의 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 아파다나 궁전유적 사진을 보면 높다란 기둥의 초석에는 연꽃문양이 새겨져 있다. 다리우스 1세부터 2대에 걸쳐 건축된(기원전 6세기) 건물은 높이 20미터의 72개 기둥 가운데 13개가 남아 있다. 페르샤에는 '슈샨'(Shushan)이란 도시가 있다. 성경에 '수산'성으로 나오는 '연꽃도시'에 에스더가 왕비로 거주하였다. 그녀의 본명은 하닷사(더 2:7)였으나, 강의 여신 '이스타르'(Isthar)와 같은 에스터(Esther)로 바뀌었음을 유대교 랍비들도 주장한다(Megillah 13a).
이런 문화사적 관점에서 보면, 연꽃 장식 현상은 5천년 전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팔레스타인과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거쳐 이란과 인도 지역으로 전달되었고 중국과 신라에까지 전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연꽃 '솜털효과'
물의 백합이라 불리는 연꽃은 더러운 연못 물 위에서도 아름답다. 연꽃잎에는 수많은 미세한 돌기와 솜털이 있어서 빗방울은 미끄러지기보다는 마찰이 거의 없이 굴러 떨어지는데, 먼지와 박테리아를 모아서 가기 때문에 연잎은 언제나 깨끗한 상태로 유지된다. 이 연구내용은 '나노테크놀로지' 2006년 3월 10일자에 실렸다.
그러나 이런 '연꽃효과'(lotus effect)는 1975년 독일 본대학의 바르틀롯(Wilhelm Barthlott)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미끄러운 표면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번지고 먼지를 흡수하지 못하지만, 미세 돌기와 솜털로 된 표면에 떨어지면 수은 구슬처럼 되어 먼지를 흡수하여 떨어지기 때문에 자정효과를 가져서 늘 청결를 유지하게 된다.
연꽃은 잎만 깨끗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연근으로 불리는 줄기는 구멍이 십여개 숭숭 뚫어져 있어서 시궁창의 나쁜 공기를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통기(通氣) 기능을 하며, 물을 썩게 만드는 주범인 질소·인 등 부영양화 물질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어류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 각종 수생 생물의 산란 및 서식공간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자연필터'의 역할을 한다. 연못 속의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물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잎은 순결하게 하는 자정 능력을 가졌으며, 꽃은 향기를 발한다. 또 태양이 떠오를 때 꽃잎이 벌어지며 태양이 지면 오므라들기 때문에 이집트에서는 5천년 전부터 태양의 상징으로 신성시해왔다.
연근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여 100g에 레몬 한 개정도의 함유량인 55㎎정도를 가지고 있으며, 녹말로 보호되어 쉽게 파괴되지 않는 장점까지 가졌다.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좋은 칼륨 함량도 높으며, 연근을 가르면 가는실과 같은 끈끈한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뮤신(mucin)이란 물질로 당질과 결합된 복합단백질이다. 뮤신은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과 위벽보호, 해독작용도 있다. 또 연근을 잘랐을 때 검게 변하는 것은 탄닌 성분과 철분 때문인데 탄닌은 지혈효과가 있어 치질이나 궤양, 코피, 부인과 출혈 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연의 부위별 효능을 자세히 살피면 연꽃의 열매인 연밥에는 콩팥기능 보강, 불면증, 정력증강에, 연잎에는 설사, 두통, 어지럼증, 코피, 야뇨증, 산후어혈치료에, 뿌리에는 각혈, 토혈, 치질 등의 지혈효과에, 암술에는 이질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 뿌리로는 연근차
(손종학작)
노랑어리연꽃
바람재 들꽃방에서(바람길작)
남개연
바람재 들꽃방에서(플레이아데스작)
백련
바람재 들꽃방에서(별꽃작)
어리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