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오래묵을詩

oldhabit 2008. 10. 17. 17:18

   비

 

           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한 바람.

 

앞 섯거니 하야

꼬리 치날리여 세우고,

 

 죵죵 다리 깟칠한

산새 거름 거리.

 

여울 지여

수척한 흰 물살,

 

갈갈히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돋는 비ㅅ낯

 

붉은 닢닢

소란히 밝고 간다.

 

-'추사에 미치다' 빈섬 이상국저, 푸른역사. 2008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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