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추왕석’이라는 도공을 만났다.
지인과 함께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는 막 달 항아리 초벌을 만들어 말리고 있었다.
저녁으로 냉면을 먹고 돌아설 때 그는 그가 구운 막사발 하나와 그가 쓴 책 [도공의 노래]를 쥐어 주었다.
친구가 된 기념이라고 하면서.
[도공의 노래] 겉장에 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익은 흙을 만나기란 황진이 만나기처럼 어렵다.
살아 있는 흙은 사나워서 도공의 마음을 할퀴고 불꽃마저 할퀸다.
물레에 앉혀 놓기라도 하면 뛰쳐나가기 일쑤이고
유약을 옷으로 입혀 성질을 가라 앉혀 보려 해도
살에 닿는 것이 답답한지 찢고 벗어 던진다.
죽은 흙은 아예 도공의 손끝에서 주저앉고 불이라도 닿으면 유약을 가래처럼 내뱉고 쓰러 진다.
살았나 싶어 살펴보면 독나방같이 째려본다.
익은 흙은 도공의 손길이 닿는 데로 척척 감기고 유약은 흥분되게 걸칠 줄 알고
불꽃을 사로잡아 어느 것이 몸이고 어느 것이 옷인지 알 수 없게 조화롭다.”
이 무슨 메타포인가?
‘성질도 부리고, 생채기도 내고, 가래침도 뱉고, 스스로 나자빠지기도 하면서 독나방 같이 째려보기도 한다.’니 말이다.
*메타포 metaphor (n) 隱喩 - <문학>은유
-허태수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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