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가슴가득星

임을 기다리는 마음

oldhabit 2010. 2. 3. 10:31

   임을 기다리는 마음

 

                      -양성우-

 

멀고 험한 길 빈손으로 돌아와

밤새워 땅을 치는 이 시절의 아비들아.

바람 부는 모래벌판 깎아지른 벼랑 아래

마르고 터진 입술 지근지근 깨물며

우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도대체, 지푸라기 하찮은 작은 티끌로

천이만리 끝도 없이 떠밀리다가

이제는 죽음의 숲, 어둠의 수렁에서

 


밤새워 땅을 치는

이 시절의 아비들아,

진눈깨비 산골짜기 살얼음판에

비로소 오실 이의 아침길을 위하여

산 자는 산 자와 함께 몸을 씻고

죽은 자는 죽은 자와 함께 뼈를 씻으며

늘 깨어 있으라..

지금은 여전히 깊은 밤이다.

' > 가슴가득星'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루 위에 쓴 시  (0) 2010.02.03
넋이라도 있고 없고  (0) 2010.02.03
당신이 아니더면   (0) 2010.02.03
  (0) 2009.10.11
내가 부를 노래  (0) 200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