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篆刻전각

전각의 용구와 재료

oldhabit 2010. 3. 25. 21:55

 

1. 印刀: 전각도, 鐵筆이라고도 하지요. 시중에 많은 전각도가 있지만 의외로 손에 잘 맞고 여러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주는 제품이 잘 띄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중국제 빨간 종이 상자에 들어 있는 넓이 8미리 정도의 정사각형 기둥 형태의 전각도를 추천합니다. 8천원에서 만원 정도 합니다. 정사각형이라 손에 안정되게 잡히는 두께이고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습니다. 초경합금 재질이라 쉽게 무디어지지도 않습니다. 돌 印材를 새기다 보면 간혹 모래나 석영, 철분의 단단한 불순물이 섞여 있어서 칼로 쉽게 새길 수 없는 곤란한 경우를 만나는데, 이 초경합금 전각도는 그래도 비교적 쉽게 새겨낼 수 있습니다.
작은 전각도, 중간 크기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으실 분도 계시겠지만, 말씀드린 이 정도 크기의 칼로 콩알만한 작은 도장에서부터 주먹만한 공모전 출품작까지 다 새길 수 있습니다. 저는 작은 칼은 잡기가 불편해서 쓰지 않게 되더군요.
단, 초경합금 전각도는 시멘트 바닥 등 단단한 곳에 떨어져 칼날이 나가면 보통의 숫돌로는 날을 세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 숫돌: 숫돌 대신에 보석 세공용 다이아몬드 강판 디스크를 개인적으로 권해 드립니다. 청계천 공구 상가나 종로 예지동 금은 골목에 여쭤 보시면 구할 수 있는 곳을 알 수 있을 겁니다. 2만원 안팎입니다. 인사동 모 필방에서 2만5천원에 팔던데, 아마 그런 곳에서 사다가 웃돈을 붙였을 겁니다. 어떤 재질의 전각도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보통의 숫돌은 잘 갈리는 좋은 것(일제 등 외제)은 값도 비싸고 사용 전에 물이나 석유에 충분히 적셔야 합니다. 휴대도 곤란하구요.
다이아몬드 강판에다 꼭 전각도 뿐만 아니라 印材도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따로 사포도 필요 없으니 좋지요~ ㅋㅋㅋ

 

3. 사포: 동네 철물점에도 있지요. 거친 것으로 80번, 100번대 근방, 마무리하는 고운 것으로 400번 이하의 것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광을 내는 용도라면 1000번 이하라야 합니다.

 

4. 유리판: 사포를 올려 놓고 印材를 평평하게 갈아내는 받침으로 씁니다. 두꺼워야 좋겠지요.
저는 유리판 대신 적당한 크기로 재단하고 곱게 갈아낸 화강암 판을 공사장에서 얻어다 사용합니다. 유리판보다 안전하거든요.

 

5. 세필: 최소한 두 자루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먹을 적셔 사용하고 또 하나는 朱墨용입니다.

 

6. 먹: 전각용 먹이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만, 전각용 작은 벼루에 쓸만한 작은 먹이면 좋겠지요. 쓰시다 남은 자투리 먹이면 딱 좋습니다^^ 어차피 다 새겨내고 씻어낼 용도이므로 고급 먹은 필요 없다고 봅니다.

 

7. 朱墨: 액체 朱墨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묽어서 印材 위를 불투명하게 덮어 칠하거나 먹으로 布字한 글씨를 수정하기에 적절하지 않은데다, 완전히 뽀송뽀송하게 마르지 않습니다. 찐득한 점성이 남아 있지요.
차라리 오렌지색 포스터칼라가 더 낫습니다. 그러나 포스터칼라는 전각을 새기는 동안 손에 스치면서 비교적 쉽게 지워집니다.
필방에 가 보시면 먹처럼 갈아 쓰는 동양화용 고체 물감으로 '봉채'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제는 질도 좋고 잘 지워지지 않는 점에서 최고입니다만 2천원짜리 국산도 전각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씁니다.

 

8. 벼루: 먹을 사용하는 벼루는 보통의 것을 써도 된다 하지만, 朱墨을 갈아 쓰려면 따로 朱墨용 벼루가 있어야 합니다. 硯池가 둘 파인 전각용 벼루가 있습니다.

 

9. 연적: 작은 벼루를 사용하시고 朱墨을 갈아 쓰신다면 연적을 쓰시면 편리합니다. 전각은 몇 방울의 물을 자주 쓰기 때문이죠.
필방에 흔히 있는 저렴한 연적도 전혀 문제는 없으나,  제대로 만든 작품성 있는 연적을 구하시려면 도자기 전문점을 찾으시거나 古연적의 경우 골동품상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희귀한 것은 가격이 생각을 뛰어넘지만, 별로 비싸지 않으면서도 품위있게 사용할 만한 좋은 연적도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도자기에 식견이 있으신 분의 조언을 구하시면 좋겠죠.

 

10. 印床: 印材를 고정시키는 틀인데, 印床을 써도 좋으냐 사용하면 안 되느냐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써도 좋되 입문 단계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印材를 왼손으로 감아 쥐고 새기는 편이 전각도의 運刀 감각을 더 구체적으로 체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봅니다.
印床 역시 필방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재질과 짜맞춤이 튼튼하고, 나사 조임 장치가 유연하게 돌아가며 꽉 조이는지를 살펴보고 고르셔야 합니다. 간혹 허술한 것들이 있습니다.

 

12. 印材: 전각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印材는 돌입니다. 국산 해남석, 중국산 창화석, 수산석, 청전석, 요녕석, 빠림석, 장백석 등등 수많은 산지의 돌들이 있고 이 각각 또한 손으로 꼽기 어려운 종류로 나뉩니다. 황금의 다섯배 열배 값의 보석류에 들어가는 돌들도 있는 등 전각용 석재에 대한 설명은 너무나 방대하고 저로서는 설명할 지식과 능력도 없으므로^^; 略하고,
입문용 연습 돌로는 저렴한 해남석, 창화석, 청전석이 필방에 많이 있습니다. 큰 금이 가 있거나 앞서 말씀드린 모래나 철분, 석영 등의 불순물이 없는지 살펴 보시구요.

 

13. 印朱: 印泥라고도 합니다. 전각에서 인주는 서예에서의 먹과 같아서 산지와 재료, 종류에 따라 색감의 느낌, 고급스러움의 정도가 다양합니다. 값 역시 천차만별이지요. 하지만 연습용 인주는 고급을 사용할 것까지는 없고 가장 저렴한 '光明'을 쓰시면 됩니다.
단, 사무용 인주는 좋지 않습니다. 서예. 전각용 인주는 전각의 미세한 부분까지 잘 찍히게 해 주며 선명한 색상을 띠고 기름 성분이 쉽게 퍼지지 않는 최소한의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14. 印矩: 전각용 L자 또는 T자입니다. 도장을 반듯하게 찍는 도구이지요. 또는, 한번에 선명하게 찍히지 않았을 때 겹쳐 찍어도 어긋나지 않게 하는 데 쓰입니다.

 

15. 샤프펜슬: 印材에 새길 글자를 布字하거나 고전 전각 작품을 摹刻할 때 글씨 구역을 구획하고 세밀한 부분을 처리하는 등에 필요합니다.

 

16. 도화지 등 두꺼운 종이(작은 스케치북): 전각을 새기기 전 미리 印稿를 뜨기 위해 필요합니다. 얇은 종이에 印稿를 그리고 수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따로 스케치북 노트를 갖추시면 좋습니다.

 

17. 자: 말씀드린 布字나 印稿 구획용, 그리고 摹刻할 때 원 작품을 정밀히 본뜨는 데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摹刻할 때 제도용 디바이더까지 쓴다 합니다만...^^;

 

18. 흰색 포스터칼라: 印稿를 그릴 때 수정용 화이트 역할을 합니다. 즉, 위에서 말씀드린 세필 항목에서 먹용, 朱墨용의 최소한 두 자루에서 만약 흰색 포스터칼라를 사용한다면 세필이 하나 더 필요합니다. 印稿 작성에도 朱墨을 써도 됩니다만 아무래도 흰색 종이 바탕이니 흰색 포스터칼라가 더 선명하게 보이고 좋습니다.

 

19. 손거울: 새길 글씨를 印材 위에 布字할 때 거꾸로 쓰게 되는데, 찍혔을 경우 비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쓰여졌나 점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 > 篆刻전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각  (0) 2010.03.25
[스크랩] 전각실전  (0) 2010.03.25
[스크랩] 갑골문과 전각  (0) 2010.03.25
전각의 서적류  (0) 2010.03.25
전각 篆刻[seal cutting]이란  (0) 2010.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