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세와 배세는 글자의 점획에 대해 말한 것으로 글자가 서로 마주보고 향하고 있으면 향세(向勢)이고,
서로 등지고 있으면 배세(背勢)이다.
예컨대 구양순의 해서는 배세에 해당하고 , 안진경의 해서는 향세에 해당한다.
즉 향세는 () 이런 모양이고, 배세는 )( 이런 모양이다.
강기라는 사람은 <<속서보>>에서 "서로 마주 절하고 서로 등지기도 하는데 ,
왼쪽에서 어떤 시늉을 취하면 오른쪽에서 거기에 장단을 맞추고, 위에서 일어서면 아래에서 엎드린다.
중요한 점은 그러한 가운데 점획 사이에 각각 자연스런 이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글씨를 쓸 때 점획의 사이에 불러주고 돌아보고 대답하는 듯한 분위기가 있어야 기가막힌 작품이 된다는 이야기다.
불렀는데 대답도 않거나 힘의 크기나 세기도 비슷하면 보는 사람이 빵틀 속에서 찍어낸 빵을 보거나 주판알을 보는 기분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변화를 준다고 하더라도 한 글자 안에서는 향배가 통일이 되어야 보기에 거슬리지 않는다.
달월(月) 자를 예로들면, 오른쪽의 세로획이 주(主)가 되고 왼쪽의 세로획은 객(客)이 된다.
왼쪽의 세로획은 약간씩 변화를 주어도 무방하나 전체적으로 오른쪽의 세로획과 ()이런 모양이든지, )(이런 모양으로 통일이 되어야 어울린다는 말이다.
좌우의 획이길어지거나, 짧아지는 것은 작가의 마음이다.
그렇지만 이런 원칙을 알고 점획을 적절하게 양보시키거나 조절하면 글씨의 아름다움이 한껏 드러나게 될 것이다 -펌-
주(主)와 객(客)
한 글자의 꾸밈을 결구(結構)라고 하지요.
서예의 결구에서 중시되는 점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점획의 주(主)와 객(客)에 대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인소입니다.
보통 중국에서는 주(主)와 빈(賓)이라고도 하지만
우리는 주와 객이라고도 합니다. 님께서는 주(主)와 차(次)라는 표현을 하셨는데 통상적으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그럼 주와 객에 대해서 설명드리지요.
이 말은 허실(虛實), 참치(參差), 향배(向背), 기정(奇正), 소밀(疎密) 등등과 함께 결구요령을 설명하는 하나의 술어입니다. 청나라의 유희재(劉熙載)는 <<서개(書槪)>>라는 책에서 주필(主筆)과 여필(余筆)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잠깐 그의 말을 인용하면 "산을 그리는 데는 반드시 주봉(主峰)이 있으며, 많은 봉우리로 둘러 쌓여져 있다. 문자를 쓸 경우에도 반드시 중심되는 필획이 있고, 기타의 많은 필획에 의해 둘러쌓여 있다. 만일에 중심이 되는 필획에 결점이 있으면 기타의 필획은 바르게 쓸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반드시 이 중심이 되는 필획을 소중히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결구상 중심이 되는 점획이 그 글자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입니다. 즉 한 글자의 결구의 성패는 중심되는 주획과 객이 되는 나머지 획을 어떻게 처리하는냐가 관건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체로 볼 때 해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한문 오체에 모두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중심되는 획의 처리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점획의 처리에 있어서 유의해야할 음양(陰陽)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씨에서 음양이란 횡획[가로획]에서는 윗면을 양(陽)이라고 하고, 아랫면을 음(陰)이라고 합니다. 종획[세로획]에서는 왼쪽이 양(陽)이되고 오른쪽이 음(陰)이 됩니다. 예컨대 세로획의 경우 왼쪽획은 강하고 여위게 쓰고 오른쪽 획은 굵고 살집이 많게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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