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白守黑
글씨는 흰 공간과 검은 획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중국사람들은 분포(分布)라고도하지요.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검은 먹의 양을 따져서 분(分)이라고 하고, 흰 공간의 여백을 포(布)라고 합니다.
흰 공간은 먹이 없는 곳으로 비어있는 곳이며. 검은 획은 먹이 있는 곳으로 실(實)한 곳이지요.
따라서 흰 여백을 계산해서 검은 획을 잘 처리할 수 있으면 글씨는 성공적으로 이루어 지겠지요.
쉽게 말해서 이것이 지백수흑입니다.
서예작품의 구도(서예에서는 이것을 장법(章法)이라고 함)에서 지백수흑은 무척 중요한 부분입니다.
작게는 한 글자 안의 점획 사이에 적절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글자와 글자, 글줄과 다음 글줄 사이와 상하 좌우에도 이런 원칙이 통해야 겠지요.
그렇게 되면 감상자들도 허실을 통해 흐르는 아름다움에 동감하게 되겠지요.
지백수흑에 대해 일찍이 청나라의 등석여는 "항상 여백을 계산하여 검은 것을 운용하면 기이한 정취가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먹이 있는 획과 함께 먹이 없는 여백의 중요성을 지적한 말이지요.
사실 우리는 글씨나 그림에서 먹이 있는 곳에서는 정채가 뛰어나고 ,
먹이 없는 곳에서는 더욱 의취가 스며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음미할 수 있지 않습니까.
동양의 글씨나 그림에서는 이와 같이 흑과 백, 허와 실의 오묘한 정신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먹이 있는 실획보다 먹이 없는 허획의 공간을 잘 활용하면 서예의 예술성은 한걸음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펌-
글씨에 있어 음양(陰陽)
글씨에 있어 음양(陰陽)이란 역대 많은 서론가들이 구체적인 설명을 해 왔습니다.
청대 유희재가 그렇고 우리나라의 이서는 주역의 음양론을 서론에 도입하여 획법을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음양은 쉽게 말하면,
글씨의 점획간에 위치관계를 말합니다. 즉 가로획의 윗면은 양이되고 아랫면은 음이 되는 것입니다.
세로획의 왼쪽면은 양이되고 오른쪽면은 음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밖은 '양'이고 안은 '음'이 되는 것입니다.
청대 유희재(劉熙載)는 그의 저서인 <<서개(書槪)>>에서 "글씨는 음과양의 두 법칙을 겸비해야 하니,
대개 침착하면서 답답한 듯함은 음이고, 빼어나며 호방하고 활달한 듯함은 양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글씨 속에 음뿐이거나 양뿐이면 재미가 없겠지요.
역대 대단한 성취를 이룬 서예가들의 작품을 보면 한결 같이 음양의 두 법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서론의 음양론은 동양의 고전인 주역사상이 글씨쓰는 사람의 이론인 서론에도 깊이 스며들어 잇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지요.
왜냐하면 동양인의 사고는 개체를 하나하나 분석하려는 것보다는 종합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글씨를 쓸 때 한번쯤 음양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그것이 동양적 사고에 다가가는 길인지도 모르지요.
'書 > 漢文書禮' 카테고리의 다른 글
八分隸 (0) | 2010.04.08 |
---|---|
錐劃沙)추획사와 인인니印印泥 (0) | 2010.04.08 |
향세와 배세 그리고 주(主)와 객(客) (0) | 2010.04.08 |
천자문 (0) | 2010.04.08 |
[스크랩] 임서가 살아야 창작이 산다(김수천 교수 칼럼) (0) | 201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