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사는이치知

책 -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oldhabit 2010. 9. 28. 23:29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슬라보예 지젝 외, 생각의나무

 

9.11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노골적으로 세계를 제 입맛에 따라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유엔의 동의를 얻지도 못한 이 국가테러에 대해 영국, 이스라엘, 러시아 등의 제국의 위치에 있는 국가들은 일제히 보조를 맞추며 체첸이나 쿠르드, 팔레스타인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약자에 대한 완전한 침탈을 감행하려는 듯, 그리하여 자신들의 범죄성을 증언할 누구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언론을 통제하며 세계를 아군과 적군 진영으로 나누었다. 한국? 그야 당연히 미국에 충성하는 똘마니의 정체성을 기꺼이 수락했다. 이 책은 9.11 테러와 아부 그라이브의 사도마조히즘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게 한다.

나도 기억한다.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폭발하여 넘어지는 순간 내 안에서도 환소성이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9.11테러야말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퍼포먼스며 스펙타클이었으며, 누구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정말 우리는 이미 심정적 공범자이거나 무지한 제국민의 정체성 중 하나였던 듯하다.

김선일이 처형되었을 때, 그의 죽음이 너무나 편협하고 무력하고 순진한 한국기독교의 희생자가 되어 인간적으로 죽어간 김선일에 대한 연민과 한기총무리들에 대한 분노가 교차했다. 아부 그라이브는 안락과 질서 이면에 숨겨진 그러나 엄존하는 치부임에 틀림없다. 그리하여 공포와 불안에 떠는 누구나 아부 그라이브를 외면할 수 없다. 모두 제국의 현상이다.

부시의 거짓말이 탄로난 뒤에도 처벌은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바뀐 뒤에도 전세계에 대한 범죄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억누르는 이스라엘이 용인되는 한 역시 평화란 불가능한 것이다. 러시아, 중국, 영국, 이스라엘, 시리아, 그리고 수많은 나라들에 의해 억압된 소수자들에게 고향은 여전히 필요하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 앞에 자신의 삶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감행해야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사랑산 멩이-

 

 

                   = 차례 =

 

머리글
김선일: 손상된 신체의 기억은 어떻게 봉합되었는가
어떤 소멸에 관한 단상, 편집노트 - 문부식


1부 아부 그라이브, 미국식 유토피아의 감옥

●아메리카 하위문화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또는 럼스펠드가 아부 그라이브에 관해 알고 있는 모르는 것
- 슬라보예 지젝
●채찍의 아픔: 아부 그라이브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월터 데이비스
●아부 그라이브에서 벌어진 일들: 궁극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시모어 M. 허시
●미‘제국’의 문제와 언어의 폭력적 전유
- 에이미 캐플란


2부 국가의 무책임성과 국제 연대
-이라크 '일본인 인질' 석방의 의미

●국경을 넘은 연대가 이루어낸 것: 일본인 ‘인질’ 석방과 운동 네트워크
- 모리스 렌
●‘상징 빈곤’의 시대: ‘일본인 인질 사건’보도에 대해 묻는다
- 이시다 히데타카
●전쟁 동조 체제와 배제: 일본정부의 ‘자기책임론’ 비판
- 오구라 토시마루
●‘미국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믿는 한 누군가 죽어갈 것이다
- 야스다 준페이


3부 참혹한 시간 - '김선일'이 한국사회에 던진 물음들

●조지 부시의 중세(中世), 그리고 집단망상:
우리가 생각해야 할 네 개의 ‘바그다드 화두’
- 도정일
●테러, 이미지, 비디오테이프: 김선일 씨 사건을 되돌아본다
- 이상길
●미디어 전쟁: 공포의 재생산과 소비되는 고통
- 이승원
●‘국익’의 대가: 누구도 도울 수 없었던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 황용연
●파병은 국내 문제다: 파병 촌극 감상기
- 진중권
●민주주의와 그 너머: 애도의 문화정치학
- 서동진
●전쟁, 평화, 기독교, 그리고 김선일 씨에 대한 슬픈 단상
- 김두식
●사막에 갇힌 목소리: 나는 살고 싶다
- 김동문
●전쟁과 독재에 맞서는 안전한 미래:
이라크에 자유의 나무가 다시 잎을 틔울 것이다
- 하미드 무사
●아름다운 점령’은 없다: 독재와 제국의 폭력을 넘어
- 자카리아 모하메드 외


4부 전쟁, 테러리즘, 거래되는 인간의 고통

●전 지구적 폭력의 연쇄 고리 끊기
- 지그문트 바우만
●테러리즘의 정신
- 장 보드리야르
●테러리즘, 복수의 정치학, 그리고 거래되는 고통
- 김진호
●경험이 중첩되어 있는 현장: 새로운 저항의 언어를 찾아서
- 도미야마 이치로
●테러리즘이란 무엇인가: 테러의 정치적 동기와 국가테러, 그리고 자유전사
- 김재명
●한국사와 ‘테러리즘’: 개화기의 ‘테러’의식
- 박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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