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오래묵을詩

작은 별 하나

oldhabit 2011. 1. 19. 13:30

작은 별 하나

  

                                -이진명-

 

 

  찜통더위 여름 내내 이삿짐 정리를 했습니다

  9월이 됐는데도 비 머금은 듯 날 흐리고 무거웠습니다

  절에 가 壇經 공부하고 돌아오는 저문 언덕길

  언덕 한쪽 터진 하늘로 나도 모르게 고개가 들렸습니다

  저문 하늘 저문 산

  콘크리트 장막이 내려앉고 아파트 숲이 주저앉은

  저문 하늘 저문 산 그림자 어인 일인지 긴 꿈처럼 흘렀습니다

  정말 어인 일인지 별 하나가 흐리게 떠 있고요

  엄마!

  별이 나를 쳤을까요

  나도 모르게 흐린 엄마를 또렷이 불렀습니다

  한 방울 이슬이 저문 하늘가를 덮었습니다

   나는 이제 오십이 넘었습니다

  어디로 귀가해야 하는지

  길 그렁거리며 차올라 발 놓을 수 없었습니다

  자동차와 거리의 불빛 부서져 왔지만

  오직 작은 별 하나를 먹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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