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하고 싶은 봄밤에
- 정성수-
꽃이 핀다.
어젯밤에도 나는
꽃 피는 소리를 들었다.
꽃은 잠도 자지 않고 산고를 겪으면서
양수를 터트린 것이다.
한 밤의 어둠을 걷어 내고 나서야
비로소 꽃이 되었다.
우리들은 꽃 앞에 서서
오! ~ 꽃
꽃이라며
꽃그늘에 화상을 입거나
발목을 적시며 밤하늘 별을 세기도 한다.
때로는 내 기쁨이
남의 고통이었다는 것을 잃어버린 채
가장 빛나는 꽃불을 생각하면서
환장하고 싶은 봄밤에
나는 꽃 피는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