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축대며 저수지인
-글랜굴드의 '바흐 평균율'-
-전략-
불안할 때 음악 맛이 나던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랜만에 음악적 성서와 같은 판을 꺼냈다.
글랜 굴드의 '바흐 평균율'이다.
모든 음악의 축대 같고
옹벽 같고
방파제 같고
땔감 같고
저수지 같은 그 음의 배열이야말로 내가 새롭게 시작하는 일의 찬가가 아닐 것인가,
내 정신의 수학적 분할과 통합을 나는 가끔 이 음반에서 발견하곤 하지 않았던가,
간혹 섞여 들어간 음치 글렌 굴드의 황홀한 콧노래들도 얼마나 신성하게 들리는가,
나도 나의 일과 생활을 저와 같이 연주하려 한다.
-중략-
다시 새롭게 무슨 일이든 시작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어떤 다짐 같은 것을 해야 할 때 좋은 음악이다.
'물긷는 소리'中-장석남산문집-해토출판, 2008.
2008.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