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머니는 모두가 그렇게 살다 가시는 걸까.
한평생
기다리시며
외로우시며
안타깝게……
추우셨던 어머니
고되게 일만 하신 어머니
진눈깨비 내리던 들판 산고갯길
바람도 드세게 휘몰아치던 한평생
그렇게 어머니는 영원히 가셨다.
먼 곳 이승에다
아들 딸 모두 흩어 두고 가셨다.
버들고리짝에
하얀 은비녀 든 무명 주머니도 그냥 두시고
기워서 접어 두신 버선도 신지 않으시고
어머니는 혼자 훌훌 가셨다.
어머니 가실 때
은하수 강물은 얼지 않았을까
차가워서 어떻게
어머니는 강물을 건너셨을까
어머니 가신 거기엔 눈이 내리지 않는 걸까
찬바람도 씽씽 불지 않는 걸까
-권정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