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사는이치知

책-사랑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슬픔

oldhabit 2010. 1. 24. 15:10

<사랑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슬픔-눈먼 자유인 예로센코의 열세 가지 우화> 예로센코

 

지난주 광화문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 갔다가 이 책을 만났다. 요즘 일없이 서점 가는 습관 때문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 갔는데, 이렇게 값진 책을 만나고 보니 이 맛에 서점에 간다고 만족하였다. 예로센코는 러시아의 장님 아나키스트다. 서양과 동남아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 머물면서 에스페란토를 가르치고 만민의 평등을 위해 싸우다 고국에서 죽은 열정의 아나키스트다. 그의 우화들을 보며 나는 눈이 활짝 트이는 것 같았다. 철저하게 억눌리고 고난받는 사람과 동물의 입장에서 억압자와 문명을 비판하는 정치적 입장이 뚜렷이 다가왔다. 세상에 헬렌켈러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섬세하고 동시에 뜨거운 가슴을 지닌 장님 아나키스트가 있었다. 이럴 때 행복감을 느낀다. 그가 톨스토이와 크로포트킨의 영향을 받은 것도 그렇고, 철저히 약자의 입장을 옹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동화와 우화를 썼다는 점도 그렇다. 그는 말년에 러시아의 시골학교에서 맹인들을 가르치다가 암에 걸려 고향에 돌아가 쓸쓸히 죽었다고 한다. 풀냄새를 좋아해 풀냄새를 맡으며 행복해했다는 한없이 ‘착한 사람’ 예로센코! 번역된 그의 다른 책 한권을 마저 읽고 싶다.

 

= 차례 =

두 소년의 죽음

호랑이는 지쳤다

이상한 고양이

슬픈 물고기

세계적인 화재 사건

사랑이란 글자의 상처

시간의 할아버지

두 마리 나비의 반란

독수리의 마음

봄밤의 꿈

인류를 위하여

병아리의 비극

붉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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