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막걸리 한병, 맥주 한병이면 삶이 만사형통이었던 시인.
가난하지만 행복하다고 소리높여 외치던 시인이다.
그의 초기시는 높이 평가되었으나, 후기시는 너무나 쉬워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누구나 쓸 수 있을 만큼 쉽고 평이해, 때론 그 순수가 혹 유치함이 아닐까 싶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순수와 정직의 눈으로 보면 그만큼 시의 진수를 보여준 이도 드물다.
사실 알고 보면 그의 시는
대단히 주정적이다.
초기시는 삶의 비극과 고독에 대한 정서가 지배적이다.
새와 바람이 그의 시에 나오는 단골 손님이었다.
중기로 가면 가난이 나오고, 후기로 가면 행복이 나온다.
고독에서 가난과 행복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일관되게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아니 삶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나는 불필요하게 난해한 시들에서 특별히 사상이랄 것을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천상병의 유치할 정도로 쉬운 시들에서 삶과
명료하고 치열한 사상을 본다.
평론가들은 그의 시에 대해 할 말이 별로 없다.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으므로...
수식도 거의 없는 날것의 말이 시라는 옷을 입고 있으므로
경앙해마지 않는 시가 오히려 무색하다.
-멩이-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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