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오래묵을詩

[스크랩] 말 달리자, 예수

oldhabit 2010. 6. 21. 01:49

     말 달리자, 예수

                       -하린- 

 

씨팔, 나 더 이상 안해
예수가 멀미나는 십자가에서 내려온다
못은 이미 녹슬었고
피는 응고되어 화석처럼 딱딱해진 지 오래다
이천년 동안 발가락만 보고 있자니 너무나 지루했다
제일 먼저 기쁨미용실에 들러
가시면류관을 벗고 락가수처럼 머리 모양을 바꾼다
찬양백화점에 가서는 오후 내내 쇼핑을 한다
보헤미안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자
아무도 그가 예수인지 모른다
복음나이트 클럽에 기도로 취직한다
너무 차카게 굴어 월급도 못받고 쫓겨난다

소망주점에 들러 포도주 대신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잔뜩 취한 예수가 구원주유소에서
참사랑오토바이에 기름을 가득 채운다
오빠 달리는 거야 믿음소녀가 소리친다
그래 골고다 언덕까지 달리자 달려!

죄 지은 자 모두 다 비켜, 빠라 바라 바라밤! 



2008년 시인세계 등단

출처 : 빈 가슴으로 살 걸 그랬습니다!
글쓴이 : 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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