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시안 블루
-김후영-
그녀의 문장은 푸른색이다
바탕화면의 북극바다에 몸을 담그면
깜박이는 커서에서 푸른 물이 떨어지고
갇혀있던 언어들이 하나 둘 모여 새가 된다
시린 발을 움찔대며
버려진 글자들의 유빙에 앉아 우는 새는
그곳이 아득한 시절 누군가의 문자였음을
문자의 단어는 사랑이었음을 알지 못한다
눈빛도 얼어붙는 계절*
설 얼어 깨진 감정들이 삭제되어
유령이 되어 떠돌아다녀도
그곳이 자신의 무덤인 줄 알지 못한다
한 번도 날아보지 않아 나는 법을 모르는
목소리를 잃어버려 알 수 없는 소리만 꺽꺽대는
현재시제와 함께 유기된 채 방치되어 얼어버린 새
그녀의 해수면은 프러시안 블루
* 몽골의 속담 : 사랑은 서로의 눈빛도 얼어붙는 겨울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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