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자세
사랑은 버티는 거다
너를 가지겠다는,
기어이 너를 내 손에 넣고 말겠다는 의지 하나로
버티는 거다
소금창고는 제 몸이 썩는 줄도 모른 채 소금을 안고 서 있다
그 자세는 집요하고 고요하다
그래서 외롭다.
나는 너의 얼굴을 안고 오늘 하루를 견딘다.
나의 연애는 언제나 애원조이지만
너는 언젠가는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는 실낱같은 가능성, 그것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지만
기다려야 한다면 망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네가 문을 열고 내 앞에 나타나는 그때까지
나는 내 사랑의 의지로 인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소금창고는 속으로 울고 있다.
소금이 짠 이유다.
최갑수 포토에세이
'당분간은 나를 위하여'中
기다림이 기다려! 라고 외친다고 그리 됨은 아니 잖는가.
기다림이 기다리지마! 라고 질른다고 아니 되는 것은 아님을....
이미 어떠한 형채로든 채색됨에는 진정성의 결여임에
그 저절로 인생에 솟아나기도 내재 됨 속에 이렁이렁 파도처럼 일음,
그러므로,
가슴이 내 맘 먹는 대로 결코 되여지지 않음에,
그 짠 맛으로 인해 오랜 시간 스미 듯 젖어 든 듯
닮음이 그리움이고
그 그리움의 끝이 기다림일거란!
무엇을 기다리니?
그리 묻는다면
그리움을 잠 재울 그것,
그런데
곁에 있다고 그 기다림,
아니 더 앞선 그리움이 사그러듦이라고 누가 말했을까?
난 네가 내 곁에 있어도,
네가 그립더구만,
자세를 잡지 않아도,
기다림은 그저 숙명 같은 것
그래서
그림자 마냥 머물 것 아닐까?
201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