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감성적인畵

영화 - me, too

oldhabit 2011. 1. 4. 11:21

<미 투> 안토니오 나아로, 알바로 파스토르 감독, 드라마, 스페인, 102분, 2009년

 

유년기 동네엔 다운증후군 아이가 있었다. 일반 아이들과 다르게 보이는 아이에 대해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서울도 그랬고, 시골에 내려갔을 때도 그랬다. 마을에 다운증후군 아이가 하나씩 있었고, 그런 아이와 어울리는 건 참으로 어려웠다. 아무래도 그런 아이들의 망설임 없음-적극성- 때문 아니었을까? 뭔가 조심스런 거리감이 없어진다는 것은 분명 어떤 심리적 위협와 당혹을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 선천적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솔직과 단순은 약빠르게 적응하며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거울이 되었다. 영혼이 맑다는 건 계산하며 상대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말일 것이다. 다운증후군이나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을 보았을 때 오히려 단순하고 강인한 정신을 만날 때가 있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도 그런 캐릭터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주인공이 대단히 지적인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므로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 더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 영화도 <제 8요일>이나 <레인맨> 같은 일반적인 장애인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 그것은 장애인을 통해 오히려 일반인들이 정화되고 성찰된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도 다니엘을 만나며 치유와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재미있다. 두번의 me too가 나온다. 첫번째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일반인에 말하고 싶은 호소이다. 나도 역시 당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니엘의 강변이 그렇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응답으로써 우리는 일반인 또한 장애를 가진 사람임을 발견한다. 오히려 몸의 장애보다 더 강한 편견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사랑과 삶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고 그것이 두번째 me too다. 

 

= 줄거리 =

 

34살 다니엘, 그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다운중후군으로서는 유럽 최초로 대학을 졸업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다니엘`, 그는 장애를 극복한 특별한 존재로 수 차례 방송출연까지 한 유명인이다. 출근 첫날, 30대 중반이 되도록 변변한 여자친구 하나 없는 그에게 일생일대의 사고가 터진다. 매력적인 직장동료 라우라를 보고 한눈에 반한 것. “단지 염색체만 하나 더 많을 뿐인데...그냥 좋아하면 안되나요?”장애를 지녔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한 다니엘과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지닌 라우라는 어느새 둘도 없는 단짝이 된다. 하지만 이들의 특별한 우정은 다니엘이 라우라를 사랑하게 되면서 위기를 맞이한다. 다니엘은 난생처음 `비정상`의 굴레 속에서 아파하고,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라우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과연 이들의 특별한 우정이 지속될 수 있을까?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21번 염색체가 비장애인보다 1개 많은 3개가 존재해서 생기는 염색체 질환. 1826년 이러한 증상을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한 영국 의사 존 랭던 다운의 이름을 따서 병명이 붙어졌다. 정신지체, 신체기형, 전신기능 이상, 성장 장애, 약한 근력 등의 증세를 보인다. 비만과 둥근 얼굴, 낮은 코, 좁은 턱 등 특징적인 얼굴 모양이 나타나며, 과거에는 `몽골증후군`으로도 불렸다. 심장과 식도 등 여러 장기에서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지만 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의료 사회적 지원으로 과거에 비해 수명이 증가하고 있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은 봉사정신과 인내심이 강한 특성이 있어 `천사병`으로도 불린다. 2004년 영국아카데미상을 받은 영국 폴라 세이지, 미국의 크리스 버크, 호주의 대니 알바바흐 등 연기자로 활동하는 환자가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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