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플라워> 짐 자무쉬 감독, 드라마, 106분, 미국, 2005년
감독은 말한다. 인간은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라고. 동의한다. 사람들과 말로 설득하기 보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 믿음은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일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이성을 동원하는 게 아니라 감성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나와 너는 다르지 않다는 느낌, 우리라는 느낌을 가진다면 일은 의뢰로 쉽게 풀린다.
감독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옛 사랑이라는 추억이라는 형식을 통해 재확인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호하다. 핑크로 상징되는 사랑은 이미 사라진 것 같지만, 여전히 과거의 추억 내지 상처로 남아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아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나를 찾아 떠났다는 아들은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아들이다. 이 영화는 아들과의 재회를 감동적으로 그리는 타협을 하지 않는다. 오직 아들의 형태로 불쑥 찾아온 사랑의 끈을 통해 삶이 계속 진동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이 영화의 격조라면 격조일 것이다.
= 시놉시스 =
의문의 옛 연인에게서 온 분홍색 편지, 내게 19살 짜리 아들이 있다고?!
독신을 굳건하게 고수하는 ‘돈(빌 머레이)’은 사귀고 있던 애인 ‘쉐리(줄리 델피)’에게 결별선언을 당하고도 무심히 TV만을 응시하다 잠이 들 뿐이다. 이렇듯 나른하고 무기력한 생활을 청산하려 들지 않는 그에게 수수께끼 같은 발신인 불명의 분홍색 편지가 우편으로 도착하고, 그 편지로 인해 ‘돈’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옛 연인으로부터 온 편지에는 ‘돈’에게 19살 난 아들이 있으며 그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떠났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수수께끼의 단서, 잊었던 여인들의 추억을 찾아 떠나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이웃이며 아마추어 탐정을 자처하는 ‘윈스턴(제프리 라이트)’이 꼭 이 ‘수수께끼’를 조사해야 한다고 들들 볶는 바람에, 주저주저하면서도 ‘돈’은 수수께끼의 단서를 쥐고 있을지 모르는 네 명의 옛 연인(프랜시스 콘로이, 제시카 랭, 샤론 스톤, 틸다 스윈튼)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독특한 개성을 지난 네 명의 여인들은 갑자기 찾아온 ‘돈’을 보고 놀라지만 그녀들 역시 ‘돈’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점차 ‘돈’은 무방비로 자신의 과거, 그리고 결과적으론 자신의 현재와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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