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빈가슴속心

쪽지

oldhabit 2008. 5. 20. 19:14

노을님
누늬가 꽃날 詩방에 술한잔 놓아 두었습니다.
혹여 쓸쓸한 날 있거들랑 같이 한잔 해요,

그리고
언제든 통화 한번 했으면 바램해 봅니다.
누늬 손전회는
 011-0000-****번이랍니다.

오늘은 내내 바삐 돌아 다녀야 하지만
내일은 조금 한가할 듯 합니다.

아님 전화 번호를 가르쳐 주시면
누늬가 전화를 드릴께요.
아님,
불편하게 생각하신다면
노을님의 마음 편하실대로 하시기바랍니다.^^*

연락이 가능하면 쪽지로 답 주시어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누늬올림

 

 

 

dear 누늬님!


쓸쓸한 바람에도 상처를 받는 아이같은 나 나이값을 못 하니

그저 잊고 살자 하는 맘입니다

 

그런 계절, 보내신 쪽지는 샘위에 묶어 놓은 조랑박입니다

 

번호 저장했구요. 오늘은 늦은 밤,

밝은 날

주변 조용하고 맘 다듣어지는 대로 전화드립니다

 

오늘은 얼마나 바쁘던지요.


이제 비가 내리고 나면 야채는 삶아 놓은 듯,

넋 놓아버리 듯,

손길 주지 않은 놈들은 그 땅에 그냥 널부러질 것 입니다

 

가까운 친구 손수 농사 지은 야채 한 차를 부려 놓으니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내려주는 덕에

들고 오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다시 한 보따리로 만든 후 머리에 이다 이다 사람있는 곳 찾아

몇 걸음 옮겨  남자분께 청하길 "제 머리에 좀 얻어 주십시요"

"끙 어휴 무거우건데" 혼자 소리로 조금은 애처로운 듯...그 분 남긴 말씀

숙여지지않는 몸으로 "고맙습니다"

머리에 이고 왔습니다.

오늘 같이 김칫거리가 많고 마땅히 나눌 수도 없는 날은

아주 큰 김치 냉장고를 사고 싶습니다.

 

얼가리배추, 알타리 ,오이, 가지,호박

 흙과 함께 벌레똥이 뚝뚝, 그 싱싱함에

그 풋풋한 냄새에 취한 듯

다듬고 씻어 소금에 절구었습니다

 

전 잠 안 오는 밤이면 김치를 잘 담습니다.
시간 보내기에 얼마나 좋은지... 그 집중되는 생각들이,

제겐 약입니다.!


양주가 다 직장인들인 큰오라버니께 나누고 싶은 맘이 큽니다.

제 오라버니는, 제 김치 별 맛 없거든요.

그런데 "그래, 이 맛이야," 그 감탄사를 늘 내어 놓는,

그래서 듣는 누이동생 가슴에 따스함을 안겨 주는 그런 양반입니다

 

아1 dear God 란 가스펠을 거의 저녁 내 들었습니다.

그래서 되지못한 영어로 dear을 드려보았습니다,


친애하는 누늬님!

울안으로 내리는 비는 온전히 님만을 위한 것 입니다

 

그 소리로 오늘은 깊이 잠드소서.

 

                 시월스무날

                                       노을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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