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는덴 기준이란 없으리라,
그런데도 난, 몇몇작가를 빼곤,
작가가 여자가 아니면 좋고,
분류에 따라 좀 다르지만 나이도 상관있으며,
섹스를 묘사하여 나로 그것을 하고 싶다는 길로 끌려 갈 만한 것은 피하며,
이름이 익숙한 이들의 작품을 고른다.
가장 좋은 것은,
인정할 만한 실력이 있는 이가 읽은 후 읽어 보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때론 책앞에 서면 욕심이 앞서, 한도 없이 고를 때가 있다.
어제 같은 때는 거의 한시간 넘게 제목과 작가를 읽으며 선택의 갈등으로 보냈다.
세권 혹은 네권을 빌려 오는데 그 중 꼼꼼히 다 읽는 책은 한권정도이다.
어떤책은 �어보다 놓아버리고,
어떤책은 다 읽지는 않는데도 한장 한장 넘기며 보고,
어느책은 정독을 하며 노트에 옮겨 적으며 그 장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읽고 또 읽고 하는 때가 있다.
그런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럴때의 감정은 그 책속엔 내가 서 있는 것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홍수처럼 책들이 쏟아져나오지만, 정작 책다운 책, 우리가 꼭 읽어 이로울 작품이 과연 얼마일까?
우리 학원에 오는 중학교 이학년 남학생은 늘 읽는 책 몇권이 손에 있어 피아노 틈새에 기대 앉아 그 책만 읽다가 가는 경우가 여러날이다.
그 아이의 책을 한 번도 빼지 않고 제목과 내용을 본다. 환타지소설이라는 말이 맞는 지는 모르지만 무협지도 아닌것이 만화도 아닌것이 공상과학소설도 아닌것이 작품이라기에는 뭔가 빈듯한 그 책들을 중독처럼 읽는다.
독서의 한 방법으로 접근해가는 시기여서 책을 선택함에 나날이 나아져서 유익한 서적들을 고르는 안목을 가정이나 학교에서 길러주길 희망하지만, 그리 쉬운일은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이제 대학생이 되어 그 스스로가 지식에 목말라 책읽기의 여행을 떠나려해도 아마 그리 여유로운 시간이 그 사람에게 주어지긴 힘들 것이다.
그래도 뭔가를 늘 읽고 그것을 위한 빈번한 도서관 출입은 얼마나 바람직한가!
일주일이면 세번정도 찾아가는 도서관에서도 고르지 못해 한참을 망설이고 고르고 또 골라, 돌아오지만,
그 중에서도 다 읽는 작품은 거의 한 두권이다.
돌아서면 잊어져 책 제목조차도 입안에서 뱅뱅 돌지만,
읽고 싶음의 욕구를 난 오늘도 충족시킨다.
2007.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