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려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이 길을
나는 왔다
보아라
나는 네 앞에서만
이렇게 나를 그린다
김용택
'꽃잎' 전문
"비가 가만가만 온다
나는 오늘 빗소리를 들었다"
'비'
마암분교 1학년 학수의 詩
아, 학수의 마음에 내리는 비와 그 소리를 생각하며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한 번도 인간에 대해 계산을 하며 상대하지 않았다.
나는 그럴 줄을 모른다.
우리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우리집 개를 우리가 예뻐해야 남들도 이뻐하는 법이다."
나는 학수에게 그렇게 했을 뿐이다.
나는 학수를 늘 귀하게 대해주었다.
아이들이 있든 없든,
그 어디에서나 학수는 참으로 귀한 내 사람이였다.
-하략-
2008.6.27.
'사람'(김용택, 푸르메, 2008,)中에서
오늘과 어제 이틀에 걸쳐 이 책을 읽었다.
애초 빌릴 때 부터, 책의 제목 '사람'이란 것에 맘이 가,
뽑아 든, 그래서 만난 것이다.
이즈음의 내가 맘에 안 들었다.
나름 사랑을 알지!, 하는 맘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오만이며 속임 이였다
내게 있어 사람을 사랑한다 함은,
사랑 받을 만한 당연한 사람을 사랑함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어디서도, 누구에게라도, 난 사랑을 하며 살았다는 말을 결코 안 할 것이다. 아니 못 함이다.
다만 하나 숙제를 알게 되었다함으로
'사람'에게 용서를 바랄 뿐이다.
용서를......
'사람' 참 귀함인 것을!
사람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편한 것만 추구하다 보니 조금만 불편해도 돌아서는 일에 익숙해 온 세월...
난 또 얼마나 더 많이 돌아서야 그 끝에 닿을 수 있는 것일까!
(노안이 온 후론 몇 줄만 읽어도 어지러워서 책마저 버린 지 오래 되었고...)
2008.07.04 19:51
그사람이 이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랑이 아주 맑게 투과 되여
이 사람이 따스함을 내어 놓게 되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을 잃고 나니 막막한 어둠에 갇힌, 그래서 다 놓아 버렸습니다.
'툭'
그의 빛 줄기를 잃음이지요.(그 느낌은 흡사 주먹을 쥔 사이로 빠져 나가는 물처럼)
사랑은 사랑을 낳았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사랑이며 사랑은 사람입니다.
아마도 人生 일 것 입니다.
제게 있어서 오십년 공부는 책도 종교도 아니였습니다
지금, 여기서 살아 숨 쉬게 하는 그 사랑 이였습니다
200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