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엔 알 수 없는 앞길 뿐이다.
답답하다 생각되여질 땐 혜안을 가져 앞을 먼저 보고
지혜롭게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 보기도 했지만,
이젠, 알고 싶은 앞일도, 그리 지혜로와도 좋을 미래가 뭐 있으련,
다만 지금 처럼 큰 변화없는 평범함의 시간을 바랄 뿐이고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한적한 곳에 없는 듯 살고 싶다는 맘이 있는데, 우리 연배라면 누구라도 그런것 아닌가? 한다.
무엇을 보아도, 그리고 해도 꼭 해야하는 일 외엔 만들지 않으니
즐거움도 줄어 들었음이다.
그런데,약 팔년 전 이사 온 이 자리 앞에 도립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젠 그만 옮겨 보아야지 하는 맘이 여러해 전이지만, 아직 여의치 않아 눌러 살곤 있지만 좋은 점 하나를 들라면 바로 저 도서관을 꼽는다.
공부에 별 취미도 능력도 없으면서도 그것과 비례되여지는 목마름같은 것은 늘 있다.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난 다음 부터 내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시간의 남음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선택이 좋았다고 할 만하게 책을 보기 시작했다.
닥치는 대로, 내 성깔대로, 그야말로 내 맘대로의 독서다.
유일하게 돈 안 들면서 맘껏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 살아 온지 삼년이다.
어제, 낯선 번호가 휴대전화에 뜬다.
"네 여긴 도서관입니다.
우수도서자로 선정되어 상을 드리려 합니다
다음 금요일 다섯시에 오실 수 있는지요
상장과 문화상품권등을 드리려 합니다."
당황스럽기도, 송구스럽기도, ....
내게 좋은 선물을 늘 주던 곳에서 상을 준다니....
개근상이란 것 외엔 받아 본 적 없는 나로선 무지 낯선 단어이다.
나중에 우리 아들에게서나 받아 보려나 했던 상장을...
ㅎ..
누구라도 준다는 것 거부 할이 없지만,
받지도 않은 상품권을 무엇에 쓰나, 걱정이 앞선다.
2008.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