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많이도 헤어 보게 되는 요즘이다.
추울 땐 이 추위가 언제 쯤이면 물러 나려나,
더울 땐 이 더위가 언제 쯤이면 물러 나려나,
그러다 보니, 초복날엔 묻는다
"웅아! 오늘 뭐 나왔니
응, 삼계탕 한 마리씩 주던데"
순간의 안도와 감사함이....
중복날 또 묻는다.
"오늘 중복인데,
응 어제 저녁으로 삼계탕"
"미리 먹었네"
그리고 또 감사함과 안도가,
얼마 전 부터,
밤이 되면 삼계탕이 먹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닭이나 돼지는 특별하게 먹는 것 이외엔 별로 잘 해 먹어지지 않던 음식 중 하나였다.
그럴때의 들던 생각은, 내일은 꼭 커다란 닭 한 마리 사서
양념 골고루 넣어 비린 맛 없이 정말 맛있게 삶아서 먹어야지 소금 찍어 아주 많이,
그러길 여러 번,
그런데 내겐 그 일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였나보다.
느닷없는 친구의 전화다.
일 끝나는 세 시에 약속을 했다.
이 나이 되도록 일주일 이상을 쉬어 본 적이 없이 살아왔다.
무엇에 쫓기 듯, 어깨에 얹어 짐이 그리 많음도 아니면서...
쉬고 싶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그런 시간들,
아니 아이들이 아닌,
내가 편안해,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는 스스럼 없는 어른과,
해서, 삼주를 꼽고 꼽았다.
그래도 또 걸리는 일로 앞선 일주일은 두 시간 정도만 일을 하기로 하고 이 번주 부터 방학 비슷한
휴가가 시작이기에....
도착한 친구의 차에 올라 타니
"점심 먹었니?
오늘 중복이지!
너 삼계탕 사 주러 왔어,
가자 지금 먹으러"
내가 일 마치는 세시를 기다리며 점심도 거른채
온 친구와 정말 늦은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었다.
드디어, 오늘
그것 한 그릇에 이렇게 긴 글을 남기는 나,
아직도 그 고마운 마음이 조금도 식질 않아!
2008.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