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빈가슴속心

가족

oldhabit 2009. 10. 5. 14:43

회신 ; 곤이

 

시간: 10시05분 pm02:07

 

사랑하는 우리 고모! 

 

추석에 못 뵈서 많이 아쉽네요!

 

조만간이라도 찾아 뵐께요.

 

얼굴은 못 뵙더라도 항상 고모랑 웅이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발신 : 고모

 

보고싶다는 이유 하나로 늘 기다리는 맘,

가슴에 걸려 하늘을 본다.

그러다 너의 안부엔 이내 무너져 맘귀퉁이에 는개가 내린다.

어제의 달은 네 웃음처럼 둥글었는데,

시렸어!

널 보여준다면 고모에겐 귀한 선물임에야 말하면 뭣해!

곧 보자!

늦어도 할아버지 기일에라도 김밥싸 소풍가듯이라도 만나자.

곤이가족의 평안을 늘 빈다.

 

 

 

                           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

 

혹시 오려나?

일년중 네 번은 분명 기다린다.

부모님 추모일과 설과 추석, 이렇게

어쩌다 전 날에라도 잠깐씩 다녀가기에 혹 어려운 걸음으로 우릴 찾아 주려나....

집집이 다복해 양친이 살아 계시고, 아무런 이유없어 빠지는 형제 없이 모이는 집들도 많겠지만

또 이런저런 이유가 발목을 잡아 긴 시간 연락을 막고 사는 혈육들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지금 보다 어릴때는 뭔 이유와 오해가 많은지, 다 남의 탓이란 듯 맘을 먹었다.

그런데 지금은 총기가 사라져서일까

아무 기억이 없다. 그저 오려나 하는 기대감만이, 잔뜩 먹어 부른 배처럼 숨차 하며 기다린다.

그리곤 또 신기한 것은 열정을 잃어서인가? 포기도 빠름이다.

그래, 잘 살고 있으면 되지!

하루 이틀이 그렇게 지나고, 솔직히 잊었다.

오늘 받은 문자가, 내려 앉는 가슴으로,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른답지 못하다는 미안함을 잔뜩이나 담아,

아이에게 글을 보냈다.

정작으론 미안하단 말은 하지도 못 하면서,

보고싶다는 낯 간지러운 말(진심으로 보고싶어 함은 사실이다) 뿐이다.

그 말조차 자격미달이니 .....

 

난, 왜 내 형제들이 아직도 가족이라는 착각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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