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이정희-
꼭 같은 시선이 아니라도 좋아요.
내가 달을 이야기 할 때면 그대는 구름 속의 별을 헤아렸죠.
빼앗긴 그대의 시선에 늘 아파온 가슴이지만,
가끔은 내 검은 눈동자에 당신의 별을 띄워 주세요.
꼭 가슴이 아니어도 좋아요.
살다가 문득 서러움이 찾아오면,
그냥 그 서러운 등어리 내밀어만 주세요.
물살 거친 개울가 징검다리처럼,
나도 외로움에 희어진 민 등어리 그대 발아래 놓아 줄께요.
꼭 같은 삶의 여정 아니어도 좋아요,
푸른 대양 원 없이 항해하고,
자유로운 물살로 다른 꿈을 키워내도,
마침내 고향산천 냇가에 몸을 묻는 연어처럼,
단지 그대의 마지막 연인이면 족해요.
꺼져가는 눈동자 서로 감기우고,
생의 마지막 붉은 노을 기억하는,
그런 최후의 동행이면 족해요.
그뿐이에요.
때론,
다른이들의 가슴을 빌어,
내 맘을 적어 보기도 합니다.
꼭 다 맞음은 아니라도,
뭐 그런대로의 제 마음이기도 합니다.
아니, 꼭 내 맘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