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 울화 -길상호- 부르르 몸이 떨려올 때 있어요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뼛속에 심은 기억이 깨어나 꽃 피우는 순간이래요 무슨 꽃이 이렇게 가슴 뻐근하게 하는 꽃이 있냐고 되묻는 나를 쓰다듬으며 꽃은 원래 울먹이며 피는 거래요 낮술을 퍼먹다 나와 밭고랑에 퍼질러 앉은 내게 네게도 한 무더기 꽃 피.. 言/오래묵을詩 2010.04.07
낯선 편지 어제 제가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죠. 보내준 시에 썅송이야기가 있네요. 갑자기 파리의 seine강이 눈앞에 비칩니다. 하나 작은 꿈은 충족시켰습니다. 간혹 TV나 라디오에서 파리와 연관하여 아코디언 연주가 동반된 썅송이 나옵니다 "sous le ciel de Paris" (under the sky of Paris). 파리에서 직접 생으로 그것도 sein.. 言/젖지않을江 2010.04.07
좋은 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길 나는 정직하자고 다짐하면서 꾀를 내기도 합니다. 나는 떠난다고 하면서 돌아와 있고 다시 떠날 생각을 합니다. 나는 참아야 한다고 하면서 화를 내고 시원해 합니다. 나는 눈물을 흘리다가 우스운 일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나는 외로울수록 바쁜 척합니다. 나는 같이 가자고 .. 言/젖지않을江 2010.03.24
우리도 촛불이다 우리도 촛불이다 그는 저녁이 되자 조그마한 초를 상자에서 꺼내 불을 붙인 다음 긴 나선형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린 지금 어딜 가는 건가요?" 양초가 물었습니다. "우린 집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배들이 항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뱃길을 밝히러 가는 길이라네." "그렇지만 내 불빛은 너.. 言/젖지않을江 2010.03.18
사랑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임웅균- 나 가진 것을 모두 다 드리고 그대 앞에 그냥 홀로 서리라 비어 있는 이 마음 그냥 그대로 오직 그대만을 바라보리라 낙엽은 지고 비바람 불어와도 기다리는 봄날이 꿈에 있듯이 한송이 꽃보다 고운 이야기 그대 품 속에 안겨 주시리라 나 있는 것을 모두 다 비우고 그대 앞에 .. 言/오래묵을詩 2010.03.16
감정의 윤곽 감정의 윤곽 -권현형- 아름다운 시란 아편 혹은 술이다. 그것은 신경장애를 없애주는 섭취물이다. -바슐라르 막걸리를 마시다가 당신은 하루 종일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결국은 싸움인데, 싸움에서 지면 안되는데 진흙 속에서 싸우는 것보다 물과 싸우는 건 어렵다 물이 묽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 言/오래묵을詩 2010.03.16
노래 노래 -강정- 숨을 뱉다 말고 오래 쉬다 보면 몸 안의 푸른 공기가 보여요 가끔씩 죽음이 물컹하게 씹힐 때도 있어요 술 담배를 끊으려고 마세요 오염투성이 삶을 그대로 뱉으면 전깃줄과 대화할 수도 있어요 당신이 뜯어먹은 책들이 통째로 나무로 변해 한 호흡에 하늘까지 뻗어갈지도 몰라요 아, 사랑.. 言/오래묵을詩 2010.03.14
몸의 잔고를 바닥내다 몸의 잔고를 바닥내다 -임동윤- 1 난생처음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려고 주거래은행 대출창구로 갔어 꽃무늬 넥타이를 맨 직원이 습관처럼 물었어 무슨 일로 오셨느냐고, 나는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려 왔다고 했어 계좌번호를 묻기에 얼른 잔고가 바닥 난 통장을 건네주었어 229,22,0307,291 키보드에 계.. 言/젖지않을江 2010.03.14
사람을 쬐다 사람을 쬐다 -유홍준-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척 없는 독거 노인의 집 군데군데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었다.. 言/오래묵을詩 2010.03.12
교회와 상업주의 맘몬 숭배도 교회의 이름으로? [교회와 상업주의-황경훈] 2010년 03월 01일 (월) 10:25:32 황경훈 ca_paul2004@yahoo.co.kr 밀어붙이기, 영성센터 건립 사업 얼마 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 인천교구의 한 사제가 교구내에 300억이 드는 “국내최대” 영성교육피정센터를 건립하는 것과 관련해 여러 문제점.. 言/사모하는惠 201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