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하나. 한시에는 신새벽 건너오는 바람이더니 세시에는 적막을 뒤흔드는 대숲이더니 다섯시에는 만년설봉 타오르는 햇님이더니 일곱시에는 강물 위에 어리는 들판이더니 아홉시에는 길따라 손잡은 마을이더니 열한시에는 첫눈 내린 날의 석탄불이더니 열세시에는 더운 눈물 따라 붓는 술잔이더니 열다섯.. 言/젖지않을江 2010.12.31
`아기상자'를 아시나요 영아들의 피난처 `아기상자'를 아시나요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일요일인 지난 6일 11시45분께 스위스 중부도시 아인지델른의 한 병원에는 조용한 경보음이 울렸다. 이 병원의 외벽에 설치된 `아기 상자(baby box)'에 누군가 신생아를 놓고 갔다는 사실을 병원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경보음.. 言/젖지않을江 2010.12.10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정용철-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날마다 그리던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진실의 언덕이 있고, 순수의 강물이 흐르고 신뢰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겠습니다. 꺽어도 꺽어도 꺽이지 않던 교만, 버려도 .. 言/젖지않을江 2010.11.09
....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 言/젖지않을江 2010.10.14
어떤가? 어떤가, 몸이여 -한상봉- 2010.10.7. 종이 박스를 구할 수 있는 날이면 그래도 행복했으리라. 작은 육신을 누이고 그 주위에 종이박스를 펼쳐서 둘러 세우고 제법 방같이 꾸민 반 평짜리 공간이 그래도 아늑했으리라. 곱게 신발까지 앞에 가지런히 벗어두고 옹이진 발가락을 부끄럽게 두 겹 양말 속에 감추.. 言/젖지않을江 2010.10.12
레테의 江 레테의 江 한 여인이 스틱스 강가로 천천히 내려오자 저승사자 차론은 여인을 배에 태워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서서히 배를 저어왔다. 여인의 얼굴은 침착했다. 차론이 여인의 손을 잡아끌어 배에 태우고는 여인에게 물병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여인이여, 이 물을 마시면 당신은 살아오면서 겪.. 言/젖지않을江 2010.10.09
어머니와 화롯불과 겨울 어머니와 화롯불과 겨울 산다는 건 말이다 애비야 십원이든 백원이든 벌어오는 그것을 나누어서 하나는 새끼들에게 먹이고 입히고 나머지는 새끼들을 위해서 남기면서 그러면서 사는 거란다 제 짝은 눈으로 기다려지고 제 짝의 말은 귀로 들리지만 새끼는 가슴으로 보이고 가슴으로 기다려진단다 나.. 言/젖지않을江 2010.06.17
내 사람이기 때문에 내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함께'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지 싶다. 우리 삶의 모든 기쁨과 슬픔도 결국은 '사람'에게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은 중심이 아닌 '조건'들에 불과하다. 문득 주위를 돌아보면, 개개인은 모두가 소중하지만, .. 言/젖지않을江 2010.06.17
황금실이 달린 공 황금실이 달린 공 피터라는 아이가 혼자 숲속에서 놀다가 늙은 노파를 만났다. 노파는 황금실이 달린 공을 들고 있었다. 노파가 피터에게 공을 선물로 주면서 이렇게 가르쳐 주었다. “이건 네 인생의 실이란다. 이 실을 조금만 잡아당겨도 몇 시간이 지나간단다. 그리고 좀더 세게 잡아당기면 며칠이 .. 言/젖지않을江 20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