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늘 하고 싶은 말 아이에게 늘 하고 싶은 말! 누가 뭐래도 널 믿어!” “돈은 많이 못 벌면 어때, 네가 하고싶은 걸 해야지!” “지금 이대로도 네가 자랑스럽단다!” “괜찮아,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집에서 하는 것만큼 만하면 직장에서도 잘할 거야!” “새로 시작하면 되는 거야, 넌 젊으니까!” “너를 .. 言/젖지않을江 2008.06.06
엉아~! "엉아~" 동생은 송아지가 엄마를 부르듯이 형을 '엉아'라고 불렀습니다. 아침에도 "엉아~" 하고 소리를 내며 형을 불렀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 뒷간에 갔을 때조차도 형을 밖에 기다리게 하고 10초마다 "엉아~" 하고 불러 댔습니다. 심술궂은 동네아이들이 자기를 때리면 대신 혼내 주던 엉아, 항상 .. 言/젖지않을江 2008.06.06
주점 일체의 수속이 싫어 그럴 때마다 가슴을 뚫고드는 우울을 견디지 못해 주점에 기어들어 나를 마신다 나는 먼저 아버지가 된 일을 후회해 본다. 필요 이상의 예절을 지켜야 할 아무런 죄도 나에겐 없는데 살아간다는 것이 지극히 우울해진다 한때 이 거리가 화려한 화단으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言/오래묵을詩 2008.06.06
별 별 멉니다 아련하옵니다 불가사의 합니다 신비롭습니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 수많은 별들 중에서 사람이 사는 별이 있을까 하는 순간, 한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반짝, 반짝. -조병화- 言/가슴가득星 2008.06.06
강물 따라가며 울다 내 몸속에 석가탑하나 세워놓고 내꿈속에 다보탑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 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내려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눈 녹은 물에 내 심장을 꺼내씻다가 그만 강물에 흘려보내고 울다. 몇날며칠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강물따라가.. 言/오래묵을詩 2008.06.06
걸친 엄마 걸친, 엄마 -이경림- 한 달 전에 돌아간 엄마 옷을 걸치고 시장에 간다 엄마의 팔이 들어갔던 구멍에 내 팔을 꿰고 엄마의 목이 들어갔던 구멍에 내 목을 꿰고 엄마의 다리가 들어갔던 구멍에 내 다리를 꿰! 고, 나는 엄마가 된다 걸을 때마다 펄렁펄렁 엄마 냄새가 풍긴다 "엄마…" "다 늙은 것이 엄마는.. 言/오래묵을詩 2008.06.06
존재는..... 댁을 보는 순간 왠지 이 말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사랑은 완성되어야 할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이지요 혁명이 그렇고 삶이 그렇듯이, 하지만 우리는 끝을 보고 싶어했어요,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면 모든 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 거라고 그 중간이 존재하고 그.. 言/젖지않을江 2008.06.06
어머니 어머니 -황지우- 저를 이, 시간 속으로 들여넣어주시고 당신을 생각하면 늘, 시간이 없던 분 틀니를 하시느라 치과에 다녀오신 직후의, 이를 몽땅 뺀 시간의 끔찍한 모습 당신은 그 모습이 미안하시었던지 자꾸 나를 피하시었으나 아니, 우리 어머니가 저리 되시다니! 목구멍에까지 차오른 술처럼 넘치.. 言/젖지않을江 2008.06.06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색채는 빛의 고통이다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됩니다 곡선으로 직선을 그려라 낙타가 쓰러지는 건 깃털같이 가벼운 마지막 짐 하나 때문이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종일 비가 올 때도 있다 신은 우리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통만 허락하신다 대소변.. 言/젖지않을江 2008.06.06
여우비 시간 속에 늙어온 남자가 후드득 후드득 비를 맞는다 둔해 가던 감각들이 깜짝깜짝 놀라면서 비를 맞는다 탯줄에 매달린 애처럼 애호박이 점점 살찌는 여름 물로 가득한 줄기들은 꿈틀거리며 태양을 향해 기어오르고 자라나며 굵어지던 등뼈 속에 점점 커지던 얼굴 속에 쭈굴쭈굴 시들던 꿈의 떡잎, .. 言/오래묵을詩 2008.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