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그 해 겨울은...... 어머니, 그해 겨울은 참 따뜻했어요 평생 청상으로 살아오신 무 속 같이 흰 어머니의 발엔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렸다 복 중 한여름에도 무명 양말에 버선을 신으시고 시렵다 시렵다 하시며 이불 속 잠자리에서도 두 발 비비셨는데. 어머니 먼 길 떠나신 마지막 밤에도 발이 시렵다 시렵다 하셨다. 언제.. 言/젖지않을江 2008.09.09
케나 ANDES Ales2 Music World Collection Vol.1 01. Llaqui Phuyo (슬픈 구름) - Inti Raymi- 아무도, 아무도 없이.(Sin nadie sin nadie...) 아무도, 아무도 없이 나 홀로 남았네. 초원의 외로운 꽃일뿌인 그녀와 그녀의 슬픈 그림자. 너무도 걱정스러워 입에서 *케나를 뗐네. 그녀의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너무 많이 울어 그녀 목소리.. 言/젖지않을江 2008.09.08
발자국외 9개의 시 그녀의 입술은 따스하고 당신의 것은 차거든 - 최정례- 그러니, 제발 날 놓아줘,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거든, 그러니 제발, 저지방 우유, 고등어, 클리넥스, 고무장갑을 싣고 트렁크를 꽝 내리닫는데… 부드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플리즈 릴리즈 미가 흘러나오네 건너편에 세워둔 차 안에서 개 한.. 言/오래묵을詩 2008.09.08
놀이로서의 詩 쓰기 놀이로서의 시 쓰기 -김기택- 1. 기다리기 한 편의 시가 나오기 전까지 나도 내 안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궁금해서 기다려진다. 시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 시가 어린애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이 녀석은 성질이 청개구리 같아서 꺼내려 하면 얼른 숨는다. 아무리 좋은 컨디션. 고요한 시간, 알맞.. 言/사는이치知 2008.09.08
시원한 나무, 비유, 문 시원한 나무 시바타 산키치 대화라는 나무 라고 불리는 큰 나무가 있어 햇빛이 한창인 양지 나무 그늘에서 사람들은 현안 사항을 대화로 푼다고 한다 거기 모인 여러 명의 화자들은 서로 마주 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향해 나란히 앉는다 지나간 시간을 반복해서 새기는 사바나 사람들의 풍습 부족에 .. 言/오래묵을詩 2008.09.08
좋은 시와 나쁜 詩 좋은 시와 나쁜 시 / 박 태 일(시인, 경남대 국문과 교수) 1 시는 제도와 관습의 산물이다. 끊임없이 이어진 시공간적 단위의 구성원이 서로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인 것으로 믿어온 담론 구성물일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우리 둘레 주류 시론에서 말하고 있는 시에 대한 생각은 부분 개념이거나 .. 言/사는이치知 2008.09.08
비누 비누 -임영조- 이 시대의 희한한 성자(聖子) 친수성(親水性) 체질인 그는 성품이 워낙 미끄럽고 쾌활해 누구와도 군말 없이 친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온몸을 풀어 우리 죄를 사하듯 더러운 손을 씻어 주었다. 밖에서 묻혀 오는 온갖 불순을 잊고싶은 기억을 지워 주었다. 그는 성직(聖職)도 잊고 거리.. 言/오래묵을詩 2008.09.08
거미 거미 -심규한-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울던 거미는 저물녘 서쪽 하늘에 올랐습니다 가장 어둔 별자리 네 귀퉁이에 실을 걸고 한 땀 한 땀 그물을 기웠습니다 이따금 바람에 출렁이며 흐느낄 땐 이슬이 내렸습니다 만월이 그믐이 되고 다시 만월이 올 때까지 배가 부른 거미는 달방에 앉아 소리 없이 소.. 言/가슴가득星 2008.09.08
사랑 사랑 -크리슈나무르티- 그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기에 언제나 새로우며 최상의 호기심으로 배움에 임하지만 결코 지식을 쌓지 않는다. 무엇이 되려고 한 적이 없기에 없음이라고 불리며 끝없이 깊고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앎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모름이라고 불리며 그 힘은 무한하나 한없.. 言/오래묵을詩 2008.09.08
개망초밭에서 개망초밭에서 -멩이- 산전 고추 짓던 이 떠나고 7월 빈 밭에 매미울음 같이 개망초만 흐드러졌다 인디언이 산다는 아메리카에서 밀가루와 우윳가루에 묻어 바다를 건넜다는 개망초는 헐벗은 반도에 꺾어도 꺾어도 무장무장 꽃피웠다 애기 계란 같이 예쁜 꽃들이 강을 이뤄 폐허를 덮고 철길 따라 신작.. 言/젖지않을江 2008.09.08